헐값에 사들인 임야를 전직 고위관료 등 유명 인사들이 투자한
개발예정지라고 속여 파는 수법으로 수십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겨
온 토지사기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9일 삼흥투자개발 등 8개의 부동산컨설팅 업체를
거느린 삼흥그룹 회장 김모(40)씨 등 12명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오모(35)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 한국경제신문 6월19일자 27면 참조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5월 18일 전남 순천시 해룡면 용전리 산
182 일대 임야 9백40여평을 평당 6천원씩에 사들인 뒤 이중 3백20평을
개발예정지라고 속여 현모(37.여)씨에게 평당 8만원에 팔았다.

이런 수법으로 김씨 등은 올해초부터 최근까지 1백여명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여 35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이 과정에서 4백여명의 직원을 고용해 낮 시간대에
무차별적으로 가정집에 전화를 건뒤 주로 주부들에게 "전남도청에서
비밀리에 빼낸 정보에 따르면 여수와 순천에 산업단지와 택지가 조성될
예정"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다.

이들은 관심을 기울이는 주부들에게 "상업용지를 미리 사두면 최소한
투자액의 5배 정도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들이 가짜로 만든 개발계획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와 개발계획도 도시정비계획도 등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전직 고위관료와 탤런트 등 다수의 유명인들도 여수와 순천 일대의
토지 매입에 나섰다는 등의 거짓정보를 흘리는 수법도 사용왔다.

경찰은 최근 강남지역에서 주부 등을 상대로 전화를 이용한 부동산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신고에 따라 이들의 여죄를 캐는 한편
다른 사기조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