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인 < 금호산업 사장 hishin@swan.kumho.co.kr >

앞으로 1백36일이 지나면 우리는 인류역사상 세번째의 밀레니엄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기 위한 행사준비에 전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각 언론매체와 기업체를 중심으로 밀레니엄과 관련된 다양한
기획을 통해 새천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새롭게 열리는 천년의 문턱을 밟을 수 있게 된 우리는 누구보다도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세상에 거저란 없는 법.

그만큼 책임도 뒤따른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만 마지막 단추까지 채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2000년을 목전에 둔 현재 시점에서 걸어온 과거를
회고하며 다가올 밝은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그동안 인류의 역사는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무한한 발전을 거듭했다.

불의 발견에서부터 시작하여 우주탐험에 이르기까지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을 눈앞의 현실로 이끌어내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 냈다.

하지만 거듭된 발전에 못지않게 부작용도 적잖이 뒤따랐다.

자연은 오염돼 썩어가고 있다.

그에 따라 생태계도 심한 몸살을 앓으며 균형을 잃고 파괴되어 가고 있다.

또한 인간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자원들도 고갈되어 가고 있다.

눈부신 문명의 발전에 인류의 터전이자 하나뿐인 지구가 멍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렇게 병들어 가는 지구를 방치해야 할 것인가.

우리의 후손들을 그 속에 맡길 것인가.

이제는 새 천년을 준비해야 할 때다.

인류발전의 행진을 멈춰서도 안되거니와 그에 따른 병폐를 더이상 간과해서
도 안된다.

무언가 뚜렷하고 명쾌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바로 그것이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우리의 당면 과제인 듯 싶다.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지구를 잘 가꾸고 보존하여 다시 미래의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역사적 사명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