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3일 제54주년 8.15 광복절을 맞아 김영삼 전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의 잔여형기를 면제하는 것을 비롯 시국.공안.노동사범 등 2천8백64명을
특별사면 복권 및 가석방시킨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실형이 확정돼 복역중인 1천7백42명이 오는 15일 일제히
풀려나며 공안및 노동사건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1천1백12명은 복권돼
피선거권 등 공민권이 회복된다.

이와함께 행형성적이 우수한 사형수 5명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는 등
7명이 감형혜택을 받았다.

이번 광복절사면에서는 공안사범 9백61명이 혜택을 입었다.

주요인사로는 간첩혐의로 구속됐던 고영복 전서울대 명예교수가 사면복권
됐다.

또 간첩단 사건으로 18년씩을 복역한 손성모, 신광수씨를 비롯해 구국전위
사건의 안재구 류락진씨, 남한조선노동당사건의 최호경 조덕원씨, 간첩
이화춘씨 등 5년 이상 복역한 중장기수 7명 전원이 석방된다.

준법서약을 거부했으나 형기의 절반 이상을 복역한 장전섭 전서총련 의장
등 49명이 형집행 정지조치로 석방되고 준법서약서를 낸 고정간첩 심정웅,
노동당 가입전력자 장민철씨 등 2명은 감형된다.

정치인 중에선 한보 및 경성사건에 연루됐던 황병태 전의원과 김우석
전내무장관이 사면복권됐다.

한보와 청구사건에 연루돼 현재 재판중인 홍인길 전청와대 총무수석은
제외됐다.

선거사범중에는 다른 사건과 병합기소돼 벌금형이 선고된 국민회의 김병오
전의원 등 69명이 복권됐다.

이밖에 단병호 전 금속연맹 위원장과 문상기 인천제철 노조위원장 등이
형집행 정지 및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보석상태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된 김현철씨가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년6개월의 잔여형기를 면제받아 사면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길 법무장관은 "20세기의 마지막 광복절을 맞아 용서와 화해를 통해
새출발을 기약하고 대화합의 토대위에 국가발전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데 초점을 맞춰 사면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 연말 성탄절을 즈음해 생계형사범들에 대해 법적제한을 풀어주는
''밀레니엄 대사면''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사면에는 IMF사태로 양산된 경제사범과 행정법류위반 사범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