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컴퓨터업체들이 잇따라 해킹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이에 따라 인터넷 보안성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백신 및 보안업체인 시만텍사의 홈페이지가 해커들에 의해
지난 2일 12시간이나 해킹당한데 이어 미국의 보안전문 인터넷 사이트
"앤티온라인(AO)"(www.antionline.com)이 지난 5일 한 해커에 의해 유린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달초 자사의 윈도 2000의 보안기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려다 오히려 망신만 당했다.

인터넷뉴스인 지디넷(www.zdnet.com)은 최근 "지난 2일 새벽 5명의 해커가
시만텍사의 인터넷 홈페이지(www.symantec.com)에 침범했다"고 보도했다.

해커들은 "블로웜(blowworm)이라는 함정 프로그램을 통해 두달전 시만텍
내부 전산망에 침투했으며 웜바이러스가 시만텍의 내부전산망을 감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만텍은 "홈페이지를 바꿔 놓은 것을 발견해 한시간만에 홈페이지를
정상화했다"며 사내 전산망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인터넷 계정을 사용하는 한 해커는 지난 5일 AO의 컴퓨터에 침입,
이 회사 홈페이지의 아이콘인 부릅뜬 눈을 클릭하면 "비싼 보안시스템이
어리석음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떠오르도록 했다.

MS(www.microsoft.com)는 최근 해커들에게 윈도 2000 베타판이 설치된
서버를 마음껏 해킹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올해말 시판에 나서는 이 제품의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이 서버에는 해킹방지용 방화벽(파이어월)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았다.

윈도 2000이 설치된 서버에는 별도의 방화벽 프로그램이 필요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MS는 시험용 서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명예만 실추됐다.

접속을 시도한 해커들은 "접속 직후 HTML과 자바스크립트에 문제가 있는
것이 발견됐고 홈페이지에는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MS측은 "당시 시애틀에 친 번개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전문업체들의 사이트가 잇따라 해킹당하는 사건이 생기면서 "자사
사이트를 해킹당한 전문업체들이 어떻게 다른 사이트들을 보호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