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기자본의 대명사인 헤지펀드가 앞으로 뮤추얼펀드와 같은 대중적인
투자창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들이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헤지펀드 규제책을 모색중이지만 헤지펀드업계는
앞으로 <>투명성 강화와 <>정부의 규제완화라는 추세속에서 급성장해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 컨설팅기관인 KPMG와 미국 헤지펀드인 RR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실제로 세계 헤지펀드의 자산이 지난 90년에는 2백억달러도 안됐지만
96년 1천7백억 달러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6년엔 1조7천억 달러로 증가할것으로 내다봤다.

또 96년 5백여개 미만이던 헤지펀드 수도 2005년 2천5백개, 2006년 3천여개
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헤지펀드를 따라 움직이는 국제투자자금이 헤지펀드 규모의 10배에 가까워
헤지펀드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미국 정부가 내놓은 헤지펀드 대중화 조치들이 헤지펀드의 성장을
앞당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헤지펀드들의 경영실적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공개토록 해 "투명성"을 강화시켰다.

이전에는 분기별로 발표했다.

대신 공시요건 제한선을 주주 5백명으로 늘려줬다.

그동안 헤지펀드들은 주주를 모집할때 공시의무 조건을 피하기 위해
주주 1백명 미만의 사모 방식을 써왔다.

이런 조치들은 앞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고 헤지펀드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헤지펀드 업계가 갖고 있는 몇몇 후진적 요소들이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펀드매니저들이 정보공개 의무없이 너무 많은 재량권을 갖고 있어
금융불안의 요인이 되고 있다.

또 타이거펀드(줄리아 로버트슨 운영), 퀀텀펀드(조지 소로스) 등 상위 15%
의 펀드가 전체 헤지펀드업계 자산의 80%를 차지하는 등 펀드업계의 편차가
큰 것도 안정적인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헤지펀드중 대부분은 자산이 1억 달러도 채 안되는 영세한 규모다.

신문은 따라서 앞으로 투명성과 회계기준이 강화되면 경쟁력이 약한 중소
헤지펀드들이 대형펀드에 흡수합병 되는 일이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RR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라마 레오사장은 "헤지펀드업계는 현재 지난 80년대
뮤추얼펀드가 걸었던 대중화 단계를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 용어설명 ]

<>헤지펀드 =소수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민간투자펀드.

금융규제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고 외환시장이나 주식.채권시장에 투자하여
단기이익을 실현한다.

사모를 통해 보통 1인당 1백만달러이상씩 1백명 미만의 큰 손들을
모집한다는 점에서 공모로 대규모 개미군단을 모으는 뮤추얼펀드와 대비된다.

소액의 증거금으로 거래에 참가,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단기 고수익을 올리는 투자기법을 주로 구사하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