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바람에 흩날리는 경기도 양평의 한 카페.

오는 9일 시작하는 KBS2 월화 미니시리즈 "초대"의 타이틀 제작이 한창이다.

분주한 제작 스태프 사이로 카메라를 응시한채 옷매무시를 고치는 이승연
(31)의 모습이 보인다.

지난해 운전면허 불법취득 혐의로 TV화면을 떠난지 10개월 만의 출연이다.

"지난 1년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데뷔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연기에 몰두할 생각이에요"

"초대"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29살 직장인 최영주.

홀어머니를 모시며 꿈을 키워가는 성실하고 차분한 아가씨다.

아직은 복귀 시기가 아니라는 일부의 비난을 비켜가기 위해 배역 선택을
놓고 고심한 흔적이 뚜렷하다.

"영주의 평범한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시청자들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가장 적합한 이미지라고 판단한 것도 영주를 선택한
이유예요"

그는 1년 가까이 쉬는 동안 말그대로 "빈둥빈둥"거리며 자유로움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청춘의 덫"도 재미있게 봤다고 했다.

"청춘의 덫"에서 유호정이 열연했던 영주 역은 애초에 그의 몫이었지만
때가 이르다는 여론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한 아쉬운 기억이 있다.

"제가 그 역을 맡았다면 결과가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분명한건 유호정씨 연기가 참 좋았고 저는 시청자
입장에서 재미있게 드라마를 즐긴 것으로 만족하고 있어요"

활동을 그만 둔 동안 몸무게가 4kg 불어났던 그는 집에 러닝머신을 들여
놓고 부지런히 운동한 끝에 5kg을 감량했다고 말했다.

배에 "왕"자가 새겨질 정도라며 농담까지 건넸다.

영화 출연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운전면허 파문이 마음에 걸리는지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제의는 여러 편 들어왔지만 결정한 것은 없다고 했다.

돈을 내면서 자발적으로 극장에 찾아오는 관객인 만큼 조금 더 시간이
흘러야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어느덧 서른을 넘겼는데 결혼할 생각은 없을까.

"언젠가 하겠지만 두가지 일은 동시에 못할 것 같아요. 연기를 완전히 쉰
다음에야 결혼할 생각이에요"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