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금자 변호사 약력 ]

<> 61년 경북 영일
<> 부산대
<> 27회 사시 합격
<> 부산지법 판사
<> 89년부터 변호사
<> 94년 MBC-TV ''오변호사 배변호사'' 진행
<> 저서 ''인간을 위한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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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 "오변호사 배변호사"의 진행자로 우리에게 친숙한 배금자(38)
변호사가 3년간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 왔다.

그녀는 하버드 법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도 따는 등
나름대로 소중한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다.

그녀는 유학생활을 통해 느낀 여러생각들을 정리, "인간을 위한 법정"이라는
책을 펴냈다.

책 속에는 앞으로 자신이 추구하고픈 영역을 집중 탐구하고 있다.

배 변호사는 이제부터 언론관련 소송과 연예인들의 계약분쟁, 초상권.저작권
침해사건을 다루는 엔터테인먼트 소송, 담배와 건강문제 관련 공익소송 등을
특화할 생각이다.

배 변호사는 자라면서 "여자"라는 이유로 받는 여러 차별에 대해 맞서
싸워왔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에서 장래 꿈으로 "판사가 되겠다"는 말을 했다가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여자가 어떻게 판사가 되느냐"라는 말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부산대에서 사법시험 공부를 할 때 고시생만을 위한 공부방에 "여자"
라는 이유로 입실을 불허하자 총장을 찾아가 "금녀의 벽"을 허물었다.

판사가 된 뒤에는 남자판사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검사나 변호사들로부터
향응 접대를 받는걸 보고 분개해 판사직을 내던져 버렸다.

판사직을 그만둔 뒤에는 소위 "전관예우"를 받기 싫어 어느 로펌의 고용
변호사가 되기도 했다.

그녀는 이후에도 결코 평범하게 살지 않았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활동도 많이 하고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김보은씨 사건, 서울대 우 조교 성추문 사건의 변호도 맡았다.

소위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을 위해 앞장서 왔다.

그러다 보니 배 변호사에게는 "좀 튄다"는 주변의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다.

어쩌면 30대 젊은 여변호사의 거침없는 언변과 뚜렷한 소신을 이 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지금도 그녀는 "세상의 잘못된 가치관과 고정관념에 결코 굽히지 않고 이의
있습니다를 외칠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이처럼 고행을 택한 동기는 무엇일까.

그녀는 무주상보시(누군가에게 무엇을 준다는 생색을 내지 않고 은혜를
베푸는 것)라고 말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그녀는 구도자처럼 살려고 한다.

그녀는 돈을 모아 둔 것도 없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농림부 과장으로 있는 남편과 부족할 게 없이 살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뒤 빚만 안고 있었다.

혹시 정치에 뜻이 있냐고 물었다.

그녀는 딱 부러지게 얘기는 안했지만 최근 여권으로부터 입당제의를 받은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관심이 없다. 억울한 사람을 돕고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데 변호사란 직업이 가장 좋다"고 잘라 말했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