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의 후유증으로 연안해안에 "저염분" 비상이 걸렸다.

5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남해안과 서해안에
유입되는 담수량이 급증하면서 바다물의 염분농도가 낮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어류의 집단 폐사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도 있다는 것.

지난 한달간 통영과 거제지역의 경우 각각 1천93mm, 1천1백15mm의 폭우가
쏟아진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제7호 태풍 "올가"의 영향으로 2백mm 전후의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이같은 강우량은 통영과 거제지역의 지난 30년간 7월 평균 강우량 2백50~
3백20mm를 훨씬 웃돌아 이 지역 연간 평균 강우량인 1천4백~1천7백mm에
육박하는 양이다.

이 때문에 남해연안에는 집중호우로 불어난 빗물이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염분농도가 낮아지는 "저염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국립수산진흥원 관계자는 "지난 2월과 5월에 통영 거제 연안에서 실시한
염분농도 조사에서는 정상치인 32~33%가 나타났으나 최근 계속된 폭우로
염분농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상대 정우건교수는 "담수 과다유입에 따른 저염분현상이 발생하면 어패류
의 생리대사가 불안정하게 돼 심하면 폐사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수보다 비중이 낮은 담수가 바다로 유입되면서 염분농도를
낮춤과 동시에 수면 상층부에 일종의 띠를 형성, 바다 아래층의 산소유입을
차단해 산소부족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저염분현상이 발생하면 가두리양식장과 연안 어패류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것이 우려된다.

가두리 양식장은 이미 태풍 "올가"가 몰고온 강풍과 파도로 타격을 입은
터여서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태풍 피해를 빚은 가두리 양식장은 전국적으로 2백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서북부지역에서만 가두리양식장 1백여곳이 파손, 10억여원의 피해를
냈다.

피해지역은 서산시가 부석면 창리와 간월도리가 각각 35,15곳으로 이들
지역에서는 강풍과 파도에 의해 양식장 그물이 찢어지거나 뒤엉키고 유실
됐으며 태안군은 남면에 7곳, 고남면에 4곳이 각각 파손됐다.

홍성군도 서부면 남당리에 설치된 50여곳의 가두리양식장이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양식장 그물간에 엉키거나 틀이 부서져 떠내려 간 곳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두리양식장에서는 한곳당 1천여 마리의 우럭과 돔 등을 양식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이 정상적으로 양식되지 못하면 수십억원대 손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저염분화 피해까지 겹치면 관련 수산물의 폭등 등 큰 후유증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 김태현 기자 hyun11@ 이계주 기자 lee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