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갑 < 서울대 교수 / 기계항공공학부 >

앞으로 21세기를 이끌어 갈 첨단분야 중 하나는 환경관련 산업일 것이라는
외국 유명 경제연구소의 전망을 최근 접한 적이 있다.

또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에서 조사된 통계에 의하면 차량에 의한
대기오염물질로 초래된 추가사망이 차량사고에 의한 사망자 수 보다도
많다는 보고가 있다.

때문에 많은 선진국들은 대기오염을 줄이고 더불어 관련산업을 육성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난 97년 말 일본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세계 평균 5.2% 감축키로 선언한 이후 공해가 심한 기존 화석연료나 원자력을
대체하는 소위 대체에너지(혹은 저공해를 의미하는 그린에너지, 다시 쓸 수
있다는 의미에서는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이 배가되고
있다.

그린에너지를 얻는 방법으로는 풍력 태양에너지 소수력 등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풍력은 이미 그 경제성을 인정받아 최근 유럽과 미국에선 풍력
발전 붐이 일어날 정도다.

지난달엔 전세계의 풍력 발전량이 1백억W를 기록한 바 있고 그 발전단가는
Kwh당 70원에 그칠 정도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풍력 관련 산업의 설비시장 규모도 획기적으로 늘어 연간
2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30% 이상씩의 성장이 예상된다.

유럽연합(EU)에서는 오는 2010년까지 풍력으로 4백억W를 발전시켜 5천만명
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야심에 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까지 1천억와트의 풍력발전을 통해 유럽전체 필요 전기량의 약 10%를
감당할 예정이기도 하다.

이 분야를 다소 소홀히 했던 미국도 최근 들어서는 국민의 절대적 후원 속에
막대한 재원을 그린에너지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엔 샌프란시스코시가 1년 동안 충분히 쓸 수 있을 정도인 35억Kwh의
전기를 풍력발전으로 얻은 바 있다.

이를 통해 3백만t의 이산화탄소와 기타 공해물질을 감소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유엔 기술환경경제국의 보고서에 의하면 덴마크는 환경과 전력공급
시장 자유화,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등을 위해 범 정당 차원에서 전력부문
개혁입법을 추진중이다.

여기에서는 2030년까지 전력의 50%를 그린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하고 일단
2008년까지 총 6천7백여개의 해안풍차를 확보해 온실가스를 8%까지 줄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신에너지개발기구(NEDO)가 일본 발전량의 20%까지 풍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풍력 발전에 관한한 초보적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70년대에 풍력발전 연구를 시작한 이래 전남 무안과 제주도에 시범
단지가 조성되긴 했다.

그러나 그 발전량은 실로 미미한 정도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도 세계 총 전력생산량은 10억W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약 1백만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미국과 유럽은 2010년까지 1백만개의 태양열 지붕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독일은 2001년까지 5천만W의 태양광 발전을 통해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 외에도 작은 규모의 수력발전이나, 영국에서 관심있게 추진하고 있는
조력발전, 화산이 많은 일본에서의 지열발전 등 각 나라는 자기 실정에 맞는
천연에너지를 적극 개발해 이용하고 있다.

자연을 보존하고 공해를 줄이는 그린에너지 개발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전
지구촌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명분이 있다.

이같은 이유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환경과 인간을 중심으로 한
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지구촌 전체를 통한 새로운 규제와 협약,또 그 규제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환경관련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는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물론 한국도 산업자원부 등 정부 관련부처에서 부터 연구소 대학 산업체
환경연합 및 시민단체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하지만 더욱 미래지향적인 시각을 갖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게
시급하다.

또 대체에너지 연구개발에 대한 세제혜택 등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 solee@plaza.snu.ac.kr >

-----------------------------------------------------------------------

<> 필자 약력

=<>서울대 항공공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공학박사
<>에너지사용계획 심의위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