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쿄시내 재일 한국민단 중앙본부에서 한국기업연합회 주최로 취직
설명회가 열렸다.

한국인2~3세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는 도쿄를 비롯 오사카 나고야 등지에서
3백여명의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한 참석자는 "모국기업도 이제는 국제화된 것 같다"며 "한국법인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계 기업에서 꿈을 키워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민단측 관계자들도 들떠있었다.

"한국기업들도 이제는 교포들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늦게나마 핏줄을
인정받은 것 같아 다행스럽다"...

삼성 현대 등 14개사는 이 설명회에서 교포학생 채용을 위한 개별상담회를
현장에서 열었다.

비공식으로 집계된 채용희망인원은 90여명.

불황으로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작지않은 규모다.

삼성 LG 쌍용 SK 대우 한진해운은 서류접수자중 각각 10명씩을 선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일본기술연구소는 엔지니어 2명을 뽑을 계획이다.

현지기업들이 교포학생유치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비도 줄이고 현지비즈니스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경비절감 효과는 주재원 1명에 드는 경비로 현지인 3명을 활용할수 있을
정도로 크다.

또 교포들은 현지문화에 익숙하면서도 한국을 이해할수 있다.

현지비즈니스에 필요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 주재원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5월말 기준 주일기업연합회 소속 2백39개사의 주재원은 9백72명.

1년전에 비해 72명이 줄었다.

2년전에 비한다면 감소인원이 무려 5백명 이상에 달한다.

이로써 주재원 1천명시대도 무너졌다.

조사가 실시된 지난 94년이래 처음이다.

반면 현지인력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말기준 현지인력은 전년도에 비해 1백명이 늘어난 3천2명.

3천명을 넘기기는 물론 처음이다.

주재원이 현지인력으로 급속 대체되고 있음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해상화재를 비롯한 현지법인들이 일본인을 법인장으로 임명하는 케이스
도 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는 일본인 지점장체제를 다진지 이미 오래다.

IMF사태이후 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이 일본에서는 "주재원감축 현지인력
확대"란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한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