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강창희 총무가 4일 연내 내각제개헌이 유보된데 대해 책임을 지고
당직을 전격 사퇴했다.

강 총무의 사퇴는 이날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이 내각제 연내 개헌 유보를
공식 추인한 뒤 나온 것이어서 정치권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선의원인 강 총무의 사퇴로 힘을 얻게 될 자민련 내각제 강경파들이 "독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강 총무는 이날 오전 당무회의에서 "내각제 연내 개헌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연내 개헌 유보가 공식 추인됨에 따라 정치적 희망이 사라졌다"며
박태준 총재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

변웅전 수석부총무도 함께 사퇴서를 제출했다.

박 총재는 즉각 사의 철회를 요청했으나 강 총무와 변 수석부총무는 "결코
사의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못을 밖았다.

강 총무는 이어 기자간담회에서 탈당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정치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새로운 목표를 찾을 것"이라는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목표를 찾아 탈당까지도 모색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낳게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마음이 없는데 총무일을 하는 것은 당에게도 누가 된다"고
말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내각제 강경파들과 행동을 같이할 뜻 임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한편 강 총무가 향후 어떠한 행보를 취할지 미지수이지만 김용환 수석부총재
이인구 부총재를 비롯한 내각제 강경파들은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강 총무는 "사퇴문제를 김 수석부총재와 상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당직사퇴서를 제출한 뒤 곧바로 김 수석부총재를 찾아 오찬을
함께 해 내각제 강경파에 가세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자민련내에서는 지난 2일 김종필 총리의 의원 초청 오찬을 기점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자민련 갈등이 강 총무의 사퇴로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