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중국 문화상품 .. 강우현 <문화환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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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하이와 베이징을 다녀왔다.
열 두번의 중국여행 가운데 이번처럼 생소한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이다.
일종의 상실감이랄까, 우리가 조금은 우월하다고 믿고 있던 것 중에서
뭔가를 빼앗기고 있다는 허탈감에 사로잡혔다.
사방에서 하늘을 받치고 서 있는 상하이의 건축물과 백화점을 가득
채운 신상품 탓이 아니었다.
"대만이 독립하겠다면 힘으로라도 막아야죠"라며 주먹을 허공에 흔들어대는
중국 여성에게 어떤 위압감을 느껴서도 아니었다.
21세기의 황금알"이라는 문화산업의 아시아지역 주도권이 그들에게
넘어가고 있는 현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중국의 문화상품은 각종 전통공예 모조품과 대합실
같은 곳에서 아무렇게나 팔고 있는 싸구려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인들은 중국의 디자인이 일본이나 우리나라보다 훨씬 뒤떨어졌다는
등 우리 식의 잣대로 재면서 자만해 왔다.
그러나 우리가 IMF체제니 고위층 비리니 하며 내홍을 겪는 사이 중국의 문화
산업은 무섭게 달라져 있었다.
나름의 전통미와 국적을 유지하면서도 절묘하게 현대화해 가는 고유상품과
캐릭터 영상 애니메이션 패션 그리고 현대적 이미지의 디자인 문화상품들,
우리가 개발의 필요성을 토론하고 있는 사이에 이미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어수룩한 듯하면서도 뿌리와 기본이 단단한 디자인, 천만명에게 보여주려고
3년반 만에 만들었다는 장편 애니메이션과 시사회장의 외국인들, 30대 감독들
의 투지에 찬 모습들은 문화와 경제개념을 동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
이었다.
비디오테이프 대신 VCD로 채워진 진열장, 조직적으로 정비돼가는 간판과
도시환경을 살리는 야간조명, 전통을 다듬은 기념상품들은 알 수 없는
부러움마저 안겨주었다.
21세기를 목전에 두고도 다른 나라의 무엇이 왜 우리를 앞서가는지 토론과
분석만 해야하는 우리 현실이 서글프기까지 했다.
이러다가 월드컵때는 중국 문화상품이 휩쓸 것이 뻔하다.
우리의 무엇이 진정 세계인들이 사고 싶어하는 문화상품인지, 전통과
현대와 미래가 조화되는 참신한 디자인을 하루 빨리 상품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
열 두번의 중국여행 가운데 이번처럼 생소한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이다.
일종의 상실감이랄까, 우리가 조금은 우월하다고 믿고 있던 것 중에서
뭔가를 빼앗기고 있다는 허탈감에 사로잡혔다.
사방에서 하늘을 받치고 서 있는 상하이의 건축물과 백화점을 가득
채운 신상품 탓이 아니었다.
"대만이 독립하겠다면 힘으로라도 막아야죠"라며 주먹을 허공에 흔들어대는
중국 여성에게 어떤 위압감을 느껴서도 아니었다.
21세기의 황금알"이라는 문화산업의 아시아지역 주도권이 그들에게
넘어가고 있는 현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중국의 문화상품은 각종 전통공예 모조품과 대합실
같은 곳에서 아무렇게나 팔고 있는 싸구려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인들은 중국의 디자인이 일본이나 우리나라보다 훨씬 뒤떨어졌다는
등 우리 식의 잣대로 재면서 자만해 왔다.
그러나 우리가 IMF체제니 고위층 비리니 하며 내홍을 겪는 사이 중국의 문화
산업은 무섭게 달라져 있었다.
나름의 전통미와 국적을 유지하면서도 절묘하게 현대화해 가는 고유상품과
캐릭터 영상 애니메이션 패션 그리고 현대적 이미지의 디자인 문화상품들,
우리가 개발의 필요성을 토론하고 있는 사이에 이미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어수룩한 듯하면서도 뿌리와 기본이 단단한 디자인, 천만명에게 보여주려고
3년반 만에 만들었다는 장편 애니메이션과 시사회장의 외국인들, 30대 감독들
의 투지에 찬 모습들은 문화와 경제개념을 동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
이었다.
비디오테이프 대신 VCD로 채워진 진열장, 조직적으로 정비돼가는 간판과
도시환경을 살리는 야간조명, 전통을 다듬은 기념상품들은 알 수 없는
부러움마저 안겨주었다.
21세기를 목전에 두고도 다른 나라의 무엇이 왜 우리를 앞서가는지 토론과
분석만 해야하는 우리 현실이 서글프기까지 했다.
이러다가 월드컵때는 중국 문화상품이 휩쓸 것이 뻔하다.
우리의 무엇이 진정 세계인들이 사고 싶어하는 문화상품인지, 전통과
현대와 미래가 조화되는 참신한 디자인을 하루 빨리 상품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