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JP) 총리 사퇴설이 다시 불거져 나왔다.

이번은 JP 본인의 입이 아니라 김용채 총리비서실장에게서 나왔다.

김 실장은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나 "누가 만든 당인데 총리가 당을 그대로
두겠느냐"며 "지금 상태로는 총선에서 20석 정도밖에 못 건진다"고 "JP의
조기 당 복귀"를 시사했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JP가 조기에 총리직을 사퇴하고 당으로 복귀하기
위한 "바람잡기"에 나선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JP가 직접 밝힌 총리직 사퇴의 "데드라인"은 내년 총선 직전이다.

JP는 내년 총선에 지역구로 출마한다면 2월에 그만둬야 하고 전국구로
나가면 3월에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통합선거법이 지역구 입후보자의 경우 선거일 60일전까지, 전국구
입후보자는 후보등록일 전까지 공직에서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30일 "사퇴설"발언 파문이 커지자 "전혀 사실과 다른 얘기"라며
부인했다.

JP를 만나 이원범 이완구 정일영 자민련 의원들도 "조기 당 복귀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일축했다.

총리실측도 "사퇴발언 후에 최선의 봉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다시 사퇴의사를
밝히면 국민을 경시하는 경솔한 총리가 된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러나 JP가 내년 초까지 총리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최근 김용환 수석부총재 등 자민련 충청권 강경파들의 "김 총리 조기 당
복귀" 요구가 거세지면서 금년말, 빠르면 9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퇴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자민련 지도부에서도 현 체제로서는 16대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JP가
조속히 돌아와 당을 직접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사퇴시한까지 남은 6~7개월동안 JP의 "조기 당 복귀설"은
꾸준히 제기될 전망이다.

JP도 정치권의 정계개편 움직임 등 분위기가 조성되면 당 복귀를 전격
결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