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지방휴양 시설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25일 오후
청와대를 떠났다.

김 대통령은 IMF 위기 상황에서 첫 휴가를 서류더미에 묻혀 보낸 지난해
와는 달리 독서할 책을 잔뜩 챙겨 휴양소를 찾았다고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대우사태등 시급한 현안이 없지는 않으나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여유를
갖고 쉬는 휴가다운 휴가가 될 것"이라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김 대통령이 이번 휴가를 휴식 위주로 보내도록 건의하고
김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검토할 보고 자료도 "8.15 경축사 초안" 등으로
최소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이 휴가중 읽을 거리는 돈부시 미국 MIT대 교수가 쓴 "세계
경제전망" 논문, 피터 드러커와 브라이언 아서 등의 공저인 "지식자본주의
혁명" 그리고 "우리 역사를 움직인 33가지 철학"(황훈영 저) "맹자"
(박일봉 저) "국민과 내일을 연다, DJ 노믹스"(한국개발연구원) 등이다.

김 대통령은 오는 8월 1일까지 1주일간 휴식을 취하면서 독서와 함께
손자손녀들을 휴가지로 부르는 등 가족들과도 많은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휴가중 연내 재벌개혁 완수 등 4대 개혁추진
계획을 점검하고 신당 창당 등도 폭넓게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자신의 이념및 정책적 대응 방향을
상세히 밝힐 계획인 만큼 8.15 경축사 내용에 대한 사색과 구상도 충분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구상에는 신당 창당의 명분을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신 정치주체"
(중산층과 서민)의 형성에서 찾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통령이 "DJ 노믹스"를 갖고 청남대를 찾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게
청와대 관계자의 해석이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