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네트워크 영업...제일제당 ]

인천에 사는 제일제당 영업본부 경원사업부 이성동 대리(38).

그는 오전 6시30분 아침잠에서 깨자마자 노트북PC를 켜 인터넷을 통해
본사의 "액션 21" 프로그램과 연결한다.

액션 21은 영업사원들이 현장에서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만든 영업정보
시스템.

제일제당은 이 프로그램으로 영업사원들이 현장출퇴근을 하는 모빌오피스
(움직이는 사무실) 제도를 도입해 올초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대리는 20여분에 걸쳐 액션 21 내용을 노트북에 다운로드를 받는다.

새로 판매하는 "세다치약"에 관한 세세한 영업정보가 올라와 있다.

가격 바코드 경쟁사 비교상품 동영상광고 등.

특히 제품의 크기가 작은 편이라 매장의 앞줄 왼쪽편에 진열하면 판매효율이
더 클 것이라는 판매정보도 들어 있다.

경쟁사의 정보, 어제의 매출실적, 대금이 미납된 할인점 등 다른 내용과
부서장의 지시사항 등도 챙긴다.

8시쯤 집을 나와 수원의 한 아웃렛을 향해 곧장 떠난다.

이곳에서 구매부장을 만나 세다치약에 대한 입점상담을 벌인다.

매장 앞줄에 진열하면 판매효율을 높일 수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PC의 동영상광고를 보여 주며 다음주부터 광고가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매장 디스플레이에 대한 의견도 제시한다.

이 대리가 이같이 거래처에서 상담을 벌이는 횟수는 하루 대여섯 차례.

이것이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향한다.

거래처 상담내용, 경쟁사 동향, 거래처의 재고현황, 휴가철을 맞아 잘
팔리는 상품정보 등을 액션 21에 정리해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본사로 전송
한다.

이 대리의 이같은 활동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업과 사뭇 다르다.

거래처 사장과 만나 물건을 팔고 수금하는 등과 같은 것이 통상적 영업활동
인 까닭이다.

그러나 제일제당은 이같은 영업패턴을 올해부터 전면 수정하고 있다.

영업사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전문적 영업 정보를 받아 거래처에 이를 제공
하고 판매촉진을 위한 컨설팅을 위주로 하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세일즈맨에서 판매전문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 김주형 상무(영업기획실)는 "이처럼 영업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고
있는 것은 영업활동의 상당부분이 인터넷등 네트워크체제로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업활동의 주류인 주문의 80% 가량을 네트워크을 통해 받고 있고 수금은
1백% 카드결제시스템 등으로 해결되고 있다.

제일제당은 실제 대리점과 E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과는 EDI(전자문서교환)
방식으로 연결돼 주문을 받고 있다.

대리점 등이 전자문서에 필요품목의 주문수량만 입력하면 곧바로 물류
컴퓨터네트워크로 전달돼 배송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수금은 카드사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자동 결제된다.

앞으론 바코드시스템을 이용함으로써 대리점에서 물건의 재고가 일정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배송이 되도록 시스템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소형 유통업체와는 고객지원센터에서 전화주문을 받고 이의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물류네트워크로 입력돼 같은 절차로 처리되고 있다.

제일제당은 이 대리와 같은 영업사원들도 올해 3.4분기부턴 현장에서 받은
주문을 물류네트워크로 곧바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무선데이터통신 등을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중
이다.

제일제당은 이 경우 영업활동 전체가 네트워크체제로 짜여지고 물류네트워크
와도 자연스럽게 통합된다.

이러한 체제를 갖추기 위한 전단계가 이 대리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출퇴근
이 없는 모빌오피스.

이는 영업사원들이 노트북만으로 새 개념의 영업활동을 하고 이에따른 결과
도 모두 네트워크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김주형(영업기획실) 상무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모빌 오피스제도는
기존 영업개념을 파괴하지만 오히려 고객과는 거리를 좁히고 있다"고 설명
했다.

회사출퇴근이 없어 영업사원들의 거래처 방문횟수가 하루평균 2.7점포에서
5.3점포로 2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

이성동 대리는 "정기적인 거래처방문으로 경쟁사나 기타 영업정보가 무한히
쏟아져 영업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