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금융시장은 정중동, 외형상으로는 조용했으나 향후 변화조짐을
시사한 한 주였다.

엔.달러 환율은 120~122엔대의 5월말 이후 추세가 지속됐고 달러.유로
환율도 장중한 때 1.01달러대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주말에는 1.02달러대로
회복됐다.

국제금리는 재차 불거진 중남미 사태로 국채매입이 증가하면서 소폭 하락한
미국금리를 제외하고는 일본과 독일금리는 예상대로 5~10 bp 정도 상승했다.

문제는 이같은 금융변수의 움직임속에 국제금융시장의 외적 환경과 내부
요인은 크게 변화될 조짐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 동안 시장개입을 통해 안정세가 유지된 엔.달러 환율은 일본내로의
외자유입이 증대되면서 엔화 강세 압력이 커지면서 일본 정부의 개입의지가
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계속된 달러.유로 환율의 하락으로 유럽통화동맹(EMU)의 실패를 의식하기
시작한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주말에는 유로화 가치안정을 위해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뜻을 내빚쳤다.

연초 브라질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중남미 사태도 아르헨티나 여당후보의
외채지불유예(모라토리움) 발언으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 절하문제도 시장에 맡겨 놓겠다는 중국 정부의 태도변화로 또다시
국제금융시장의 현안이 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일 양국의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급격한 엔고를 용인할 수
없는 입장이다.

ECB도 유로화 가치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한다 하더라도 빨라야 오는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중남미 사태는 물론 내부적으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배후에 미국이
받쳐주고 있고 IMF도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어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위안화 절하문제도 현재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있고
홍콩과의 순조로운 경제통합을 위해서는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주에도 국제금융변수는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지는 않는다.

엔.달러 환율은 120~122엔 범위내에서 전주보다 평균 0.5엔 정도 하락되고
달러.유로 환율은 1.02달러선을 중심으로 상하 0.005달러 범위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리는 전주에 비해 평균 5bp 정도 상승될 요인이 있어 보인다.

미국금리는 중남미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임에 따라 국채매입이
줄어들면서 5.90%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다.

일본과 독일금리는 경기회복과 ECB의 통화정책 기조변경 가능성으로
지난주말의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주초에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기성 매도로 일시에 1,172원으로
급락했다가 주중반 이후 1,180원대로 회복한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에는
1,175~1,190원 범위내에서 주거래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한 단계 높아진 경제성장률과 일부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으로 하락요인이 많아 보이나 수입 및 여름철 해외여행 증가,
정부의 환율유지노력으로 외환수요요인도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우그룹 문제에 따른 시장인식이 악화될 경우 1천2백원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최근 정부가 외채조기상환, 공기업 해외차입 자제를
주내용으로 하는 기존의 대책이 한계를 보이자 국내펀드사들의 해외투자전용
펀드(글로벌 펀드)를 구성, 주식 등 해외금융자산에 투자하는 새로운 외화
수급대책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환율유지를 위한 정부의 애끓는 노력은 인정되나 펀드회사의 생리상
유동성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펀드운용이 예상된다.

대외환경이 여전히 불안하고 외환보유고가 적정선을 밑도는 상황에서는
글로벌 펀드를 운용하되 보다 유동성을 중시하여 제2선 외환보유고로서의
기능을 확충하고 투명한 펀드운용 통계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 본지 전문위원 sc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