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담배소송 비상이 걸렸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법원 배심원단이 지난 7일 담배회사에 패소평결을
내림에 따라 국내 금연단체와 법조계가 담배소송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이번 미국평결에 힘입어 본격적인 소송준비에 나선 곳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이 협회는 미국평결이 보도된 직후 "이제는 담배회사가 국민건강에 해악을
미친 것에 대해 배상해야 할 때가 됐다"며 "최근 흡연피해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마쳤다"고 밝혔다.

변호사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최재천 전현희법률사무소는 한국담배인삼공사를 상대로 기획소송을 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흡연피해자를 찾고 있다.

최 변호사는 "흡연이 폐암 등 치명적 질병을 일으키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인정됐다"며 "우리나라에서 그 결과가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변호사중에는 미국에서 흡연피해소송을 전문으로 연구한 변호사도 있다.

배금자 변호사가 당사자다.

배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 담배소송이 봇물처럼 터질 것이라는
예측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에 주력했다.

한마디로 준비된 "담배소송 변호사"인 셈이다.

미국의 평결은 또 담배인삼공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소송에 휘말릴 경우 공기업의 담배생산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처럼 패소하고 천문학적인 배상판결이 날 경우 휘청댈 수 밖에
없다.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 담배회사들의 배상액규모는 어림잡아 수천억달러.

담배회사들은 담배값을 올려 그 비용을 충당한다지만 공기업인 담배인삼공사
가 마음대로 담배값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또 그동안 적립해둔 기금이 많다지만 막상 소송이 터지면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담배소송이 법조계의 새 아이템이 될 날도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