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께로 예정된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지역 확정을 앞두고 국세청이
모든 그린벨트 토지거래에 대한 세무조사라는 극약처방을 꺼내 들었다.

국세청은 지난 16일 그린벨트 제도개선 추진대책이 발표된 작년 11월이후
그린벨트내에서 이뤄진 모든 토지거래에 대해 투기여부를 조사하고, 실수요자
가 아닌 투기거래자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종합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종합세무조사란 부동산거래에 따른 자금출처 조사등에 그치지 않고 과거에
냈던 소득세 부가가치세 상속.증여세 등 모든 세금에 대한 거래내역과 납부
실적 등을 샅샅이 뒤지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일상적인 투기단속과는 다른 특단의 대책이라 하겠다.

국세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세무조사의 남발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진
않지만 그린벨트 재조정을 계기로 땅값이 들먹거리고 토지거래가 급증하는
등 부동산투기 우려가 심상치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투기확산의 사전차단을
위해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올들어 그린벨트지역의 부동산거래는 무려 42%나 늘어났고, 특히 서울 부산
인천 등 대도시의 경우 지난해보다 거래가 2배이상 크게 증가한 것만 보아도
투기조짐으로 해석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또 일부지역에서는 땅값이 큰 폭으로 들먹거리고 있다고 한다.

사실 부동산투기는 그린벨트 재조정이 아니더라도 상당히 우려돼 오던
사안이다.

시중의 넘쳐나는 돈이 지금은 주로 주식시장에 남아 있지만 그 다음은
부동산시장으로 몰릴게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부동산투기 우려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그린벨트 해제는 불난데 기름을
쏟아붓는 것과 같은 위험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내년 봄 총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투기단속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
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세무조사의 남발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

따라서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신축적으로 대응하되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분명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에 따라 철저하게 실시해야 한다.

과거와 같이 "재수없어 당했다"거나 "송사리 몇 잡는데 그쳤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면 투기억제의 효과는 거두지 못한채 오히려 정부의 신뢰성만
추락시킬 우려가 있다.

한가지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은 과잉대응으로 인해 실수요거래를 위축시키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부동산 경기는 침체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투기는 예방해야 하지만 실수요거래는 좀더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음을
정책당국이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