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렬 경기도지사의 부인 주혜란씨는 출간을 준비하던 자서전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처음 만나 친분을 쌓았던 과정을 과시하듯 적고 있다.

임지사와의 결혼과정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돼있다.

주씨는 김 대통령이 야당 총재이던 지난 85년 서울의 스페인 대사관에서
열린 스페인 국왕 생일축하모임에서 김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용산에 거주한 외교사절들의 주치의로 일하고 있던 주씨에게 김총재는
"어느 나라 특파원입니까. 중국 기자 입니까"라고 영어로 물어왔다는 것.

주씨의 신분을 알게 된 뒤 김총재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다음날 아침 김총재가 주씨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초대를 했고 두 사람은
63빌딩 양식부에서 만났다.

이때 주씨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대해 물었고 김총재는 도표까지
그려가며 당시 사건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주씨는 임지사와 결혼하는 데도 김대통령의 역할이 컸다고 자랑하고 있다.

주씨는 지난 90년12월 미국에 갔을때 여동생 애리씨로부터 당시 세계은행
이사로 근무하고 있던 임씨를 소개받았다.

귀국후 동교동으로 찾아간 주씨가 김대통령에게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전하자 인적사항을 적어달라고 했다.

며칠뒤 김대통령은 "그 사람 아주 똑똑하고 능력있는 남자에요. TK(대구경북
출신)도 아닌데 이만큼 출세했으면 대단한 거지. 어서 결혼해서 내조 잘해요"
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주씨는 이말을 듣고 만난지 두달만에 결혼하기에 이르렀다.

또 주씨는 보건소장 재직중 보궐선거의 찬조연설자로 나온 당시 야당총재
였던 김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러갔던 사실이 상부에 보고돼 사직서 제출을
요구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