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다인/박지나씨 약력 ]

< 박다인 >

<> 73년 대구
<> 94년 호주항공업사
<> 영남공전 기초생활영어강사
<> SSC 교육센터팀장

< 박지나 >

<> 74년 강원 원주
<> 96년 대한항공 입사
<> SSC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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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땅으로-"

푸른 하늘이 일터이던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이 땅에서 다시 뭉쳤다.

전현직 스튜어디스 3백여명이 지난달 서울 스튜어디스클럽(SSC)을 창설,
이달부터 본격적 활동에 들어갔다.

전현직 승무원의 정보교류 창구역할 뿐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학문적
연구로 스튜어디스를 전문직업인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게 SSC의 목표다.

이 모임은 박지나(26), 박다인(27), 김유진(27)씨 등의 주도로 탄생했다.

이들중 3년간의 대한항공 승무원생활을 한 박지나씨의 역할이 컸다.

퇴직후 외국기업 비서직을 하던 그녀는 IMF체제로 인해 1년간 실직자로
방황하기도 했다.

그녀는 "우연히 비슷한 처지의 전직 승무원들과 만나 봉사할 일을 찾다가
의기투합해 이 클럽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SSC 홍보팀장을 맡은 그녀는 국내외 항공사 승무원들이면 누구든 가입할 수
있다며 "홍보"를 잊지 않았다.

SSC는 출범 한달만에 조직을 갖추고 예비승무원 교육일정을 마련하는 등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정보 홍보 국제 교육센터 등 7개 팀으로 구성된 SSC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각 팀장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있지만 회장은 없다.

각 팀은 동등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독자적으로 활동한다.

이사회는 클럽의 활동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대표성만 갖는다.

경비도 회원이 스스로 부담한다.

승무원 출신답게 회원들이 "미쉘 김" "주리아 최" "캐롤라인 주" 등 영어
닉네임을 사용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SSC의 주요활동중 하나는 회원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여성 전문직 구인.
구직을 연결시켜주는 일이다.

승무원이 가진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뜻이다.

벌써 기업체들에 소문이 퍼져 매너강사 친절교육 등을 의뢰하는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승무원 경험을 한껏 살려 예비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교육강좌도
실시한다.

"프로"를 만들어 각 항공사에 취직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달말에 제1기생 20명을 모집한다.

박지나씨는 "일반적으로 스튜어디스라고 하면 화려한 직업, 수려한 용모,
해외여행 등을 떠올리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스튜어디스는 매우 힘든
직업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스튜어디스 지망생은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주노선에 탑승하면 10시간 이상을 서서 승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다리가 퉁퉁 부어올라 힘들어도 항상 미소를 지어야 한다.

그녀는 이를 "태평양을 걸어서 가는 셈"이라고 비유했다.

이들은 SSC가 단순한 이익단체로 머무르는 것을 거부한다.

국제적인 참여와 봉사 정신을 접목시키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있다.

이에따라 오는 11월에 열리는 세계 펜싱선수권대회와 2000년 ASEM(아시아.
유럽 정상회의) 등 각종 국제행사에서 자원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교육센터팀장인 박다인씨는 "SSC는 장차 스튜어디스 사관학교가 될 것"
이라며 "세계굴지의 항공사들이 SSC출신 승무원을 찾는 날이 오게 될 것"
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