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10% 내외를 기록한 것으로 재정경제부가
추정했다고 한다.

1분기의 4.6%는 물론이고 당초 예상치인 6~7%를 뛰어넘는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때마침 각 증권사들도 상장사들의 올해 영업실적이 사상최고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는 조사보고서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올해 상장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이 지난 97년과 98년의
적자 탈피는 물론 반도체 호황에 힙입어 기록적인 순익을 올렸던 지난 95년
당시의 7조원에 비해서도 두배가 넘는 1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증권도 1백대 대기업의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의 12배인 4조6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이같은 경기 지표들은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를 넘어선 증권시장의
활황을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다고도 하겠다.

사실 거래대금이 6조원에 육박하고 하루에 20,30포인트씩 오르는 증시를
두고 그동안 적지 않은 버블논쟁이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분기 성장률이 두자리에 이른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고 보면 최근의
주가상승은 기업의 실적을 반영한 실적장세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경기회복세가 과연 장기간 지속가능한 것이냐는 점이라 할
것이다.

기록적인 기업순이익이 인하된 금리와 삭감된 임금의 총액에 해당할
뿐이라고 한다면 앞으로의 기업실적은 이들 요소가격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원위치로 돌아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벌써 임금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고 금리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설비투자가 아직 부진한 가운데 수입증가라는 또 하나의 악재가 스스로를
키워가고 있음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설비투자 부진이 공급부문의 병목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고 수입증가율이
5월 24.5%, 6월 31.8%, 이달들어서는 40%에 이른다는 사실은 국제수지의
필연적인 악화를 예비해 놓고 있는 셈이다.

일부 대기업 주가 수준이 국제사회의 경쟁기업들에 비해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이나 최근들어 외국인들이 국내주식을 계속 팔고 있음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정치 논리가 경제논리를 다시 압도하고 있음은 내년
총선과 함께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정부로서는 경기회복을 자축하기 보다는 수입증가등 경기회복의 이면을
예의주시해 대처방안을 세워야 할 것이고 증권투자자들로서는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도록 자신의 투자전략을 보다 신중히 재점검해보아야 할 때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