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생활용품업체인 미국 프록터 앤드 갬블(P&G)이 재도약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P&G는 지난달초 향후 6년간 1만5천명의 근로자를 해고하고 10개의 공장을
폐쇄하는 내용의 그룹 구조조정 프로젝트 "Organization 2005"를 발표했다.

이 구조조정으로 예상되는 경비절감 효과는 19억달러에 이른다.

P&G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의 핵심은 인원감축등을 통한 조직의 슬림화
뿐아니라 조직문화의 근본적인 변화이다.

지나치게 신중한 나머지 신제품 개발속도가 느린 기업문화를 바꾸지 않을
경우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실제로 신제품 개발사이클이 너무 길다보니 그동안 전세계 시장을 석권해
왔던 상당수 주력 제품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고있다.

치약은 콜게이트에 뒤졌고 기저귀와 비누도 경쟁업체에게 시장점유율
1위자리를 내줬다.

밀레니엄을 앞두고 위기에 처한 P&G의 재건에 나선 선봉장은 작년 9월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더크 야거(55).

그는 "깨부술 것은 깨부숴라"는 말로 지나치게 신중하고 경직된 기업문화의
혁신을 선언했다.

그룹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해외시장의 재정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경영체제도 대대적
으로 개편한다.

현재 미국 유럽 남미 아시아지역으로 나뉘어있는 글로벌경영체제를
제품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하는 7개 조직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연구개발비를 경쟁사보다 많은 매출의 4%(15억달러)로 늘렸고 광고비도
7%(26억달러)까지 확대했다.

P&G는 이같은 구조조정으로 지지부진한 매출신장률을 연 8%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3백여개의 브랜드로 전세계에 80% 지역에 고객을 갖고 있는 P&G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