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밀라노 프로젝트' 성공 조건..이재규 <대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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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 대구대 교수 / 경영학 >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
대구지역의 경우 섬유.의류.패션산업을 세계 최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이를 위해 "밀라노 프로젝트"라는 것이 추진되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주체이지만 중앙정부 지역업계 학계, 그리고 지역사회가 공동
참여하는 제5섹트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대구의 섬유.직물산업은 품질과 디자인에서는 이탈리아와 일본 등
섬유 선진국에 뒤지고 가격측면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에 밀렸다.
가위의 양날에 눌린 위기 산업이었다.
이를 21세기형 첨단.고도.정보산업으로 육성해 보겠다는 대구시와 지역업체
의 의지가 DJ정부에 반영되어 추진되고 있는 것이 밀라노 프로젝트이다.
17개 사업을 5년간 추진하는 이 사업에는 대구지역업체가 2천6백15억원,
대구시가 5백15억원, 정부가 3천6백70억원을 투자한다.
현정부의 지역민심 잡기의 일환으로 인식될 수도 있는 이 프로젝트는 그런
정치적 배려와 관계없이 파급효과가 매우 큰 국가 사업이다.
이와 비슷한 지역특화산업 프로젝트로는 부산의 신발산업, 경남의 기계산업
벨트,광주의 첨단산업 등이 있다.
대구지역 섬유산업체 수와 생산액(97년 기준)은 전국 섬유업체 수와 생산액
대비 각각 14.2%와 15.4%이다.
대구지역 제조업 가운데 섬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수출비중은
80%로서 절대적이다.
생산비중은 80년대말 47%를 정점으로, 90년 42%, 97년 35.5%로 여전히
중요한 위치에 있긴 하지만 그 비중은 차츰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IMF사태 이후 대구의 섬유산업은 규모의 영세성과 재무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도산 연쇄부도 휴폐업이 뒤따르고 있다.
마치 산업혁명의 중심도시 영국 맨체스터가 석탄산업이 몰락하면서 쇠퇴한
것처럼 대구지역경제는 섬유산업과 함께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중저가.대량제품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같은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꿈을 담은 사업이다.
17개 단위사업은 섬유 신소재 개발사업, 섬유인력 양성을 위한 섬유패션대학
설립, 패션디자인 개발지원센터건립, 염색디자인 실용화센터, 직물비축협동화
사업, 니트시제품 가공공장 설립 등이다.
이 가운데는 당초 계획대로 집행되는 사업도 있지만 타당성 예비조사가
진행중이거나 상황에 따라 사업내용과 예산배정이 달라질 것도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대구 섬유산업의 문제점이었던 신제품과 신기술
부족, 그리고 모방제품(me-too product)의 범람, 과잉시설과 과잉생산에 따른
값깎기(dumping), 전문기술인력 부족과 3D업종 인식에 따른 작업기피, 정보
부족과 경영전략 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지만 밀라노 프로젝트에는 몇 가지 문제점도
여전히 남아있다.
첫째, 밀라노 프로젝트는 개발경제시대와 마찬가지로 자본과 노동의 투입
증가식 계획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식시대에 걸맞게 지식과 정보의 투입을 기초로 하는 프로젝트로 보완해야
한다.
둘째, 생산 및 마케팅 인프라의 조성이라는 차원에서 새로운 어패럴 단지를
만들어 지역에 산재해 있는 영세공장과 의류소상인들을 한곳에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기존의 패션골목을 활용하는 계획이 부족하다.
이 기회에 대구 주민의 옷부터 패션 감각있게 다양하게 입고, 또한 다소
눈에 거슬리는 옷을 입어도 용인해 주는 패션문화를 확립해야 한다.
셋째, 지식사회의 한 측면은 지식수준이 높아진 기업과 주민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점이다.
애널리 색스니언 교수는 "미국정부의 지원.보조가 없는 실리콘밸리는 번창한
반면 정부의 지원과 보조에 의존하고 외국경쟁자로부터 보호받았던 보스턴
지역의 전자.컴퓨터 단지는 쇠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정부와 대구시의 지원금 따먹기로 끝나지 않도록 하려면
추진 주체인 대구시의 관리.감독을 약화시키지 않는 범위안에서 17개 사업
단위 책임자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조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면 대구는 화섬 및 합섬직물의 주요생산지에서
탈피해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섬유의류산업 사슬 전체를 포괄해 세계
섬유.의류산업을 주도하는 기능 도시로 변모할 수 있다.
세계의 섬유패션 산업은 서양에는 밀라노, 동양에는 대구로 양분될 것으로
기대한다.
밀라노 프로젝트와 함께 다른 지역의 프로젝트도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 JKlee@biho,taegu.ac.kr >
----------------------------------------------------------------------
<> 필자 약력
=<>서울대 경영학과 경영대학원
<>경북대 경영학박사
<>미국 보스턴대 교환교수
<>대구경북 경영학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0일자 ).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
대구지역의 경우 섬유.의류.패션산업을 세계 최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이를 위해 "밀라노 프로젝트"라는 것이 추진되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주체이지만 중앙정부 지역업계 학계, 그리고 지역사회가 공동
참여하는 제5섹트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대구의 섬유.직물산업은 품질과 디자인에서는 이탈리아와 일본 등
섬유 선진국에 뒤지고 가격측면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에 밀렸다.
가위의 양날에 눌린 위기 산업이었다.
이를 21세기형 첨단.고도.정보산업으로 육성해 보겠다는 대구시와 지역업체
의 의지가 DJ정부에 반영되어 추진되고 있는 것이 밀라노 프로젝트이다.
17개 사업을 5년간 추진하는 이 사업에는 대구지역업체가 2천6백15억원,
대구시가 5백15억원, 정부가 3천6백70억원을 투자한다.
현정부의 지역민심 잡기의 일환으로 인식될 수도 있는 이 프로젝트는 그런
정치적 배려와 관계없이 파급효과가 매우 큰 국가 사업이다.
이와 비슷한 지역특화산업 프로젝트로는 부산의 신발산업, 경남의 기계산업
벨트,광주의 첨단산업 등이 있다.
대구지역 섬유산업체 수와 생산액(97년 기준)은 전국 섬유업체 수와 생산액
대비 각각 14.2%와 15.4%이다.
대구지역 제조업 가운데 섬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수출비중은
80%로서 절대적이다.
생산비중은 80년대말 47%를 정점으로, 90년 42%, 97년 35.5%로 여전히
중요한 위치에 있긴 하지만 그 비중은 차츰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IMF사태 이후 대구의 섬유산업은 규모의 영세성과 재무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도산 연쇄부도 휴폐업이 뒤따르고 있다.
마치 산업혁명의 중심도시 영국 맨체스터가 석탄산업이 몰락하면서 쇠퇴한
것처럼 대구지역경제는 섬유산업과 함께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중저가.대량제품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같은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꿈을 담은 사업이다.
17개 단위사업은 섬유 신소재 개발사업, 섬유인력 양성을 위한 섬유패션대학
설립, 패션디자인 개발지원센터건립, 염색디자인 실용화센터, 직물비축협동화
사업, 니트시제품 가공공장 설립 등이다.
이 가운데는 당초 계획대로 집행되는 사업도 있지만 타당성 예비조사가
진행중이거나 상황에 따라 사업내용과 예산배정이 달라질 것도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대구 섬유산업의 문제점이었던 신제품과 신기술
부족, 그리고 모방제품(me-too product)의 범람, 과잉시설과 과잉생산에 따른
값깎기(dumping), 전문기술인력 부족과 3D업종 인식에 따른 작업기피, 정보
부족과 경영전략 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지만 밀라노 프로젝트에는 몇 가지 문제점도
여전히 남아있다.
첫째, 밀라노 프로젝트는 개발경제시대와 마찬가지로 자본과 노동의 투입
증가식 계획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식시대에 걸맞게 지식과 정보의 투입을 기초로 하는 프로젝트로 보완해야
한다.
둘째, 생산 및 마케팅 인프라의 조성이라는 차원에서 새로운 어패럴 단지를
만들어 지역에 산재해 있는 영세공장과 의류소상인들을 한곳에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기존의 패션골목을 활용하는 계획이 부족하다.
이 기회에 대구 주민의 옷부터 패션 감각있게 다양하게 입고, 또한 다소
눈에 거슬리는 옷을 입어도 용인해 주는 패션문화를 확립해야 한다.
셋째, 지식사회의 한 측면은 지식수준이 높아진 기업과 주민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점이다.
애널리 색스니언 교수는 "미국정부의 지원.보조가 없는 실리콘밸리는 번창한
반면 정부의 지원과 보조에 의존하고 외국경쟁자로부터 보호받았던 보스턴
지역의 전자.컴퓨터 단지는 쇠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정부와 대구시의 지원금 따먹기로 끝나지 않도록 하려면
추진 주체인 대구시의 관리.감독을 약화시키지 않는 범위안에서 17개 사업
단위 책임자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조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면 대구는 화섬 및 합섬직물의 주요생산지에서
탈피해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섬유의류산업 사슬 전체를 포괄해 세계
섬유.의류산업을 주도하는 기능 도시로 변모할 수 있다.
세계의 섬유패션 산업은 서양에는 밀라노, 동양에는 대구로 양분될 것으로
기대한다.
밀라노 프로젝트와 함께 다른 지역의 프로젝트도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 JKlee@biho,taeg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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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서울대 경영학과 경영대학원
<>경북대 경영학박사
<>미국 보스턴대 교환교수
<>대구경북 경영학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