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을 괴롭히지 않으면 오락 프로그램을 만들수 없나"

올해 미스코리아 한국일보에 선발된 손혜임(22)양이 최근 SBS "기쁜 우리
토요일"녹화 도중 부상을 입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연예인을 앞세운
오락 프로그램 형식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손양은 지난달 28일 이 프로그램의 "스타 함께 합시다" 코너에서 패러
번지점프에 도전했다가 물위에 잘못 떨어지면서 목뼈를 다쳐 현재 병원에
입원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락물이 연예인들의 출연을 선호하는 것은 프로그램 성격상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공포에 사로잡히거나 곤경에 처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이용해 웃음을 끌어내려는 무리한 시도가 부쩍 늘고있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방송3사 모두가 "연예인 괴롭히기"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기쁜 우리 토요일"외에도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KBS), "베스트 토요일"
"해결대작전! 일요일 일요일 밤에"(MBC), "서세원의 슈퍼스테이션"(SBS)등
주말 저녁 오락 프로그램들을 예로 꼽을 수 있다.

가장 흔한 경우는 높은 곳에 올라가게 하거나 어둠 속에서 가짜 귀신을
등장시켜 공포감을 유발하는 형식.

수십미터 상공에서 겁에 질린채 유리창을 닦거나 한밤중 흉가에서 비명을
지르는 스타의 모습이 주말마다 TV화면에 등장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 접어 들면서 이런 코너들은 "납량특집"이란 이름을 달고 더욱
많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연예인들의 고통으로 웃음을 얻어내겠다는 생각을 이제
버리길 바라고 있다.

스타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본래 의도에서 벗어나 연예인들을
학대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억지 웃음은 오래 가지 못한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