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보광그룹 3개사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보광이 보관중인 금고
의 개봉 여부를 놓고 이틀 반동안 실랑이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6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0시께 서울 대치동 보광 본사에
들이닥친 국세청 조사요원 20여명은 총무부에 있던 회사 금고를 발견, 금고의
개봉을 요구했다.

이에 보광측 직원들은 "경리 담당 책임자가 미국 출장중이어서 열어줄 수
없다"며 조사요원들에게 금고의 개봉을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때부터 국세청 조사요원들과 보광직원들이 금고 앞에서 "열어라" "못연다"
고 다투며 1일 오후 6시께까지 대치하는 묘한 형국이 벌어졌다.

이같은 실랑이는 결국 국세청이 보광측의 동의로 금고 전문가들을 불러
금고를 열고 장부일체를 압수해 가면서 끝났다.

금고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장부를 넣은 경리책임자와 내용물을 가져간 국세청만이 알 뿐이다.

보광은 보광그룹의 모기업으로 고 이병철 회장과 사돈관계인 고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 설립한 TV브라운관 부품 전자업체로 현재 최대주주는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