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컴퓨터 서비스 업종에서 창업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올 상반기에 후끈 달아올랐던 창업실태를 분석해보면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우선 최근 창업을 이끌고 있는 주역은 역시 20~30대다.

경제위기 와중에 쏟아져 나온 젊은 실업자들과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한 대학 졸업생들이 너도 나도 창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큰 돈이 없다는 것.

때문에 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정보통신
분야로 몰리고 있다.

게다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창업보육센터를 늘리는 등 벤처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미 불이 붙은 곳에 기름까지 부어져 창업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을 전망
이다.

어쨌든 기업부도가 급감한 가운데 늘어나고 있는 창업은 경제저변에
"새로운 피"를 수혈해 산업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 20~30대 창업이 절반 =지난 상반기중 서울지역 창업을 분석하면 젊은층
이 창업을 주도하고 있는게 확연히 드러난다.

대표이사 나이를 알 수 있는 신설법인 6천5백50개사중 사장 나이가 30대인
회사는 2천9백97개사로 전체의 45.8%에 달했다.

20대인 경우는 6백25개사로 9.5%.

20~30대가 창업한 회사 비중이 55.3%로 절반을 넘었다.

지난 97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0~30대의 창업비중은 상당히 증가한 것.

당시 20대(3.9%)와 30대(40.3%)의 창업비중은 전체의 44.2%.

2년전에 비해 이들 세대의 창업비중이 10%포인트 이상 늘었다는 얘기다.

반면 40대 이상의 창업비중은 많이 줄었다.

올 상반기중 40대와 50대의 창업비중은 각각 31.6%와 10.2%였다.

지난 97년 상반기의 35.8%와 15.3%에 비해 각각 5%포인트 정도씩 감소했다.

60세 이상의 창업비중도 같은 기간에 4.7%에서 2.9%로 줄었다.

<> 컴퓨터 서비스가 주도 =업종으로 보면 역시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가 창업열풍의 진원지였다.

경기부양 효과가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건설업종에서도 창업이 크게
늘었다.

지난 상반기중 서울지역에서 가장 창업이 많았던 업종은 각종 컨설팅이나
빌딩관리 등 서비스업.

모두 1천9백59개사에 달했다.

비중으론 22.4%.

다섯개 회사중 한개사가 서비스업을 시작한 셈이다.

이같은 서비스업 창업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73.2%가 증가한 것이다.

정보처리.컴퓨터 업종도 7백55개사에 달해 작년 동기대비 1백22%의 신장률
을 보였다.

벤처 창업 러시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설 건설회사도 총 1천1백53개사로 전년 같은 기간(5백18개사)에 비해
1백22.6% 늘었다.

IMF 체제위기 직후 집단 도산했던 건설회사들이 경기회복을 틈타 재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지방 창업도 약진 =올 상반기 창업의 또 하나 특징은 지방에서의 창업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

실제 서울지역의 창업 증가율은 39.8%에 그친 반면 지방에서의 창업은
78.2% 증가했다.

특히 서울과 가까운 인천에서 창업한 회사는 지난 상반기중 1천64개사로
전년동기(5백23개사)대비 1백3.4%가 늘었다.

다음은 부산으로 총 8백53개사가 생겨 89.1%의 증가율을 보였다.

광주(85.4%) 대전(80.6%) 등의 창업증가율도 전국 평균(49.8%)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대구지역의 창업 증가율만은 37.7%로 전국 평균치에 못미쳤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