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에어버스 '가격경쟁 점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 항공기제조업체인 보잉과 에어버스간의 "불안한 동거"
가 드디어 벼랑에 몰렸다.
양사가 출혈 경쟁을 피하자며 작년9월 내놓았던 "가격경쟁 중단" 합의가
최근 보잉이 에어버스의 고객을 빼앗으면서 일년도 채 안돼 백지화될 위기를
맞은 것.
보잉은 지난달초 끝난 파리 브르제 에어쇼에서 "보잉777여객기" 10대를
싱가포르항공사에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에어쇼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일이었지만 이 일로 세계 항공기 제조업체는
발칵 뒤집혔다.
싱가포르항공은 에어버스의 고객으로 이미 에어버스가 17대의 중형 항공기를
만들어 인도중이었기 때문이다.
보잉이 에어버스의 고객을 가운데서 가로챈 겪이다.
보잉은 자사 여객기를 공급하는 대신 싱가포르항공이 에어버스로부터
인도받을 "A-340기" 17대를 매입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보잉이 에어버스의 A-340기를 매각할 경우 매입가격의 3분의 1 정도 밖에
받을 수없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에어버스는 보잉이 양사간 계약을 파기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보복을 준비중이다.
양사는 작년에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공존을
모색하자고 합의한 뒤 일제히 항공기 가격을 3-5%씩 올렸었다.
에어버스의 존 리 수석 부사장은 30일 "보잉이 양사간 합의를 비상식적으로
파기했다"며 출혈적인 가격경쟁 재연이 불가피해졌음을 선언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일이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매년 항공기 시장이 크게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가 사이좋게
공존체제를 유지하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중 보잉과 에어버스 수주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나
줄었다.
보잉은 작년(2백86대)보다 55%가 떨어진 1백28대를 파는데 그쳤고 에어버스
는 35%가 떨어졌다.
먹을 "파이"는 계속 줄어드는데 후발주자인 에어버스의 추격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잉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게 전문가들
의 시각이다.
한편 보잉은 작년초 전 종업(23만 8천명)의 7-11%에 해당하는 2만8천만명을
올해말까지 해고키로 하는 등 경영악화를 탈출하기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중이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
가 드디어 벼랑에 몰렸다.
양사가 출혈 경쟁을 피하자며 작년9월 내놓았던 "가격경쟁 중단" 합의가
최근 보잉이 에어버스의 고객을 빼앗으면서 일년도 채 안돼 백지화될 위기를
맞은 것.
보잉은 지난달초 끝난 파리 브르제 에어쇼에서 "보잉777여객기" 10대를
싱가포르항공사에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에어쇼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일이었지만 이 일로 세계 항공기 제조업체는
발칵 뒤집혔다.
싱가포르항공은 에어버스의 고객으로 이미 에어버스가 17대의 중형 항공기를
만들어 인도중이었기 때문이다.
보잉이 에어버스의 고객을 가운데서 가로챈 겪이다.
보잉은 자사 여객기를 공급하는 대신 싱가포르항공이 에어버스로부터
인도받을 "A-340기" 17대를 매입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보잉이 에어버스의 A-340기를 매각할 경우 매입가격의 3분의 1 정도 밖에
받을 수없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에어버스는 보잉이 양사간 계약을 파기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보복을 준비중이다.
양사는 작년에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공존을
모색하자고 합의한 뒤 일제히 항공기 가격을 3-5%씩 올렸었다.
에어버스의 존 리 수석 부사장은 30일 "보잉이 양사간 합의를 비상식적으로
파기했다"며 출혈적인 가격경쟁 재연이 불가피해졌음을 선언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일이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매년 항공기 시장이 크게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가 사이좋게
공존체제를 유지하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중 보잉과 에어버스 수주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나
줄었다.
보잉은 작년(2백86대)보다 55%가 떨어진 1백28대를 파는데 그쳤고 에어버스
는 35%가 떨어졌다.
먹을 "파이"는 계속 줄어드는데 후발주자인 에어버스의 추격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잉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게 전문가들
의 시각이다.
한편 보잉은 작년초 전 종업(23만 8천명)의 7-11%에 해당하는 2만8천만명을
올해말까지 해고키로 하는 등 경영악화를 탈출하기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중이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