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경제 개혁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사태를 계기로 크게 나빠진 대외신뢰도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최근 터키 정부는 한국경제신문 일본경제신문 등 세계 주요 경제언론의
논설위원과 경제부장들을 초청, 터키경제 설명회를 가졌다.

터키 경제를 점검한다.

터키 경제가 점차 기력을 회복해가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사태로 일격을 맞았지만 개혁을 통한 정면돌파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이달초 새로 구성된 뷰런트 에제빗 새총리의 연립정보
구상이다.

그의 연립정부가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하는 문제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

이미 IMF 대표단이 앙카라를 방문해 협상을 벌이고 있고 이달안으로 매듭
짓는다는 계획이다.

"유럽 경기의 부진과 아시아 위기라는 외부환경은 여전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다"고 에제빗 총리는 설명했다.

물론 거시경제 지표들은 금융위기의 상흔을 아직도 뚜렷이 나타내고 있다.

터키화폐인 터키리라(TL) 환율은 6월 하순 현재 달러당 40만TL을 넘어서
있다.

불과 3달러만 바꾸어도 TL로 따지면 백만장자가 된다.

지난해 70%를 넘었던 인플레는 비록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올해도 60%선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맹위를 떨칠 것으로 우려된다.

시중 금리 역시 70%~80%선을 들락 거린다.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개혁과제는 재정적자의 감축과 인플레 진정,
과감한 사유화, 은행제도 개혁 등 4대부문으로 요약된다.

이 모든 과제가 IMF와의 협상 도마에 올라있다.

재정적자 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올 1.4분기만 해도 4천3백조TL의 세수중 76%인 3천3백조TL을 국채 이자로
지불했다.

터키는 90년대 들어 중동부 유럽과 아랍 전지역을 통해 가장 성공적인
개도국으로 평가받아왔다.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나선 지난 80년 이후 연평균 5%의 높은 성장율을
보여왔고 97년에는 8.3%의 성장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3.8%로 줄었고 올해는 2.5% 남짓의 성장율이 예상된다고
쿠르사드 투즈멘 무역청 차장은 전망했다.

무역청은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백30억달러였던 무역규모를
1천억달러로 끌어올리고 흑자구조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독일이 수출의 20.3%를 차지해 가장 큰 교역 파트너이고 미국은 6.4%를
차지해 2위를 기록하고있다.

우리나라는 10억달러를 터키에 수출한다.

유럽연합(EU)의 정식 회원국이 되는 것도 터키정부의 과제다.

터키는 현재 EU와는 관세동맹을 맺고있다.

그러나 유럽국들로부터 여전히 따돌림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0억달러 어치의 정부 보유주식을 매각했고
올해는 40억달러어치를 넘겨주는 것이 정부 목표다.

이 조치에 힘입어 주가도 큰폭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50%의 하락세를 보였던 이스탄불증시 주가는 올들어 6월 현재
1백50% 이상 오른 5천포인트선을 기록하고 있다.

터키 경제가 아시아와 러시아 위기로부터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징후인
셈이다.

에제빗 총리는 "개혁을 성공시킨 다음 멀지않아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겠다"
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 앙카라 터키=정규재 논설위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