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철강사들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왔다.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감소와 아시아 경제위기로 수출감소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철강업체들도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고로업계는 86년 엔고불황, 93년 버블붕괴로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종업원 수를 감축하고 생산량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신일본제철과 가와사키제철은 실제로 높은 생산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신일본제철과 가와사키제철은 아시아
지역에 진출해 수익을 높이는 기틀을 마련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비철강 사업부문 뿐 아니라 철강부문이라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포기한다는 전략을 유지해오고 있다.

98년 벨기에 CS사를 인수해 유럽내 최대 철강사로 부상한 프랑스 유지노사는
역내외 사업기반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생산제품의 확대를 위해 세계화
경영을 적극 추진중이다.

또 그룹내 적자를 보고 있는 특수강 부문을 매각하고 보통강 및 스테인레스
판재류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은 90년대 세계 철강업계에서 활발히 추진했던
통합화의 개념과 다른 것이다.

오히려 고객만족을 높이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개 사업부를 24개 신
회사로 분리하여 회사별로 책임경영을 하도록 했다.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아시아 및 중남미 등 신흥 시장진출을 강화할 수
있었다.

유지노사는 현재 연간 평균 10억 프랑규모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또 수요자의 요구를 사전에 파악, 수요자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앞장서 왔다.

영국에 본사를 둔 이스팟인터내쇼널도 세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세계화 전략은 인수합병(M&A)를 추진하려는 유럽 및 미국 철강사
들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 7개국에 철강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이스팟이 세계화를 추진하게 된 것은 최저 원가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국가에 적극 진출, 인수회사를 합리화시켜
글로벌 사업망을 구축했다.

이 회사는 모든 공장을 동일한 기술체계(DRI-전기로-연주)로 재편했다.

인수 대상 기업은 2년내 흑자전환이 가능한 업체로 한정했다.

기업을 인수할 경우 고정자산을 최소로 줄이고 기존 설비의 가동률을
극대화해 생산 원가를 낮추는데 힘썼다.

철강업체간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규모 합병도 단행되고 있다.

최근 영국 브리티시스틸과 네덜란드 후고벤스는 합병을 선언했다.

이들 양사가 통합될 경우 생산규모는 연간 2천2백50만t으로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에 이어 세계 3위 철강회사로 부상할 전망이다.

양사의 통합으로 그들의 핵심 사업인 보통강 판재류 외에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철강업체들은 양사간 통합이 순조롭게 추진될 경우 합리화 조치와 함께
코스트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유통망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철강업체조차 생존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만큼 국내 철강업체들도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필요하다면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