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업의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황색 돌풍"이 거세다.

지난 80년대 주로 연구소에서 일하던 아시아계 이민 엔지니어들이 90년
중반 들어서는 잇따라 벤처창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로 건너온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경영수완과 기술력을
겸비하고 있어 이들이 설립한 벤처기업들은 현지 벤처 캐피털들로부터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경제전문지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25일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PPIC)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인용,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계
이민자가 지난 80년이후 실리콘밸리에 새로 설립한 첨단 기업수는 작년말
현재 2천7백55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기간중 새로 생긴 벤처기업수의 24%를 차지한다.

이들이 올리는 연간 매출액도 1백68억 달러에 달해 실리콘밸리 전체
기업매출(9백90억 달러)의 17%를 점했다.

아시아계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5만8천명에 달해 고용효과 또한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95년이후 이 지역에서 새로 등장한 기업중 중국과 인도계 이민자
가 만든 업체가 전체의 29%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무료 전자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핫메일(www.hotmail.com)은
아시아계 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인도계 엔지니어인 사비어 바샤가 지난 95년 30만 달러의 시드머니로 시작한
이 회사는 무료 인터넷 전자우편 서비스로 현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설립
3년만에 1천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확보하는 성공을 거뒀다.

결국 이 회사의 유망성을 확신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작년말 이 회사
자본금의 1천배에 달하는 3억달러를 주고 인수했다.

대만 출신의 서먼 투안씨가 설립한 어버브넷 커뮤니케이션(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도 인터넷 분야에서 주목받는 케이스.

이 회사는 설립된 지 1년도 안된 작년말 상장했으며 현재 주가는 상장
당시보다 4배가 뛰어 싯가총액이 10억 달러를 넘고 있다.

UC 버클리 대학의 안나 리 사치엔 교수는 "이민 경영자들은 본국과의
커넥션도 잘 정비돼 있어 수출도 용이하다"며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
나 뉴욕(실리콘 앨리)지역 수출량의 상당분이 이들 기업인 출신국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