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앤디 그로브 인텔 회장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년간 PC표준으로 자리잡아 왔던 "윈텔(MS윈도+인텔 칩)" 진영의
균열조짐이 표면화되고 있다.

양측간 설전은 23일 그로브 회장이 MS반독점 재판장에서 MS의 부당압력을
보여주는 슬라이드를 공개하면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게이츠 회장은 "그로브 회장이 지금 이를 공개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나에 대한 의도적인 공격"이라고 발끈했다.

이에 대해 그로브 회장은 "MS가 인텔과의 관계에서 매우 잘못된 일을 했다"
고 맞섰다.

두 사람간의 불편한 관계는 지난 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그해 7월 점심식사를 하던중 인텔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놓고 고함이
오가는 말다툼을 벌였다.

게이츠 회장이 인텔의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감축을 요구한데 대해 그로브
회장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발했다.

두 사람은 지난 97년에도 같은 사안을 놓고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브 회장은 재판에서 빌 게이츠 회장의 압력을 상세히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섭섭했던 감정을 발산한 것이다.

미국 업계에서는 "게이츠 회장이 이번 재판을 통해 친구를 잃어 외토리
신세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