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G8정상회담장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게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에 관한 비밀 문서를 건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서는 옐친이 러시아의 여러 문서 보관소에 보관돼 오던 구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문서들을 비밀 해제시켜 "선물용"으로 가져온 것.

이번 러시아 비밀문서 공개로 베일에 싸여있던 케네디 암살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네디 암살사건 당시 워런 조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불만에 가득 찬
공산주의자 리 하비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37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음모설을 주장한
책들이 2천여권이 나왔을 정도로 케네디 암살은 베일에 가려져 왔다.

특히 오스왈드가 59~62년 옛 소련에 체류할 당시 KGB가 그를 미국의 간첩
으로 의심, 아파트를 도청하는 등 행적을 추적한 결과 오스왈드의 사격실력이
대통령을 저격할 정도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GB의 한 요원은 "오스왈드의 사격실력이 형편없었으며 단파 라디오의
조작법 조차 몰랐다"고 증언한 적이 있다.

클린턴을 수행한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은 러시아의 비밀문서에
대해 "아주 흥미로운 선물"이라며 서류를 주의깊게 검토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