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이 지난해 말 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품 등 그림
60억원어치(2백50여점)를 구입한 사실이 청와대 사직동팀의 내사 결과
밝혀졌다.

21일 김 화백의 아들 김완(50)씨에 따르면 최 회장측은 지난해 12월
김씨를 통해 "대생문화재단" 명의로 운보 작품 1백80여점을 40억원에
구입했다.

또 김씨의 주선으로 다른 사람들이 소장하고 있던 운보의 작품 70~80점
(20억원 어치)를 별도로 구입했다.

최 회장이 그림을 구입한 시기는 신동아 그룹의 경영이 극도로 악화되고
최회장 구속설이 떠돌던 시점이어서 그림의 용도와 자금 출처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박주선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이날 "내사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사이에 이씨가 그림 200여점을 매입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대생측이
보관하고 있다고 해 더이상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로비의혹이 일자 대한생명은 "2백3점의 작품을 60억원에 매입했으며 한 점
도 외부로 반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구입계약서 사본과 구입처 목록, 그림을 보관중인 지하 2층
임시보관창고를 공개했다.

그러나 대한생명이 매입했다고 밝힌 김화백의 그림 숫자와 김화백의 아들
김완씨가 최회장에게 팔았다고 주장한 숫자에 최소한 20여점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