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후 최대의 남북간 무력충돌 사건 다음날인 16일, 북한 선박은 북방
한계선(NLL)을 넘어오지 않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측 함정들도 완충지역을 벗어난 해역에서 상황을 주시하는 등 사태는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군당국은 북한의 보복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상경계 상태에
들어가 있어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15일에 있은 서해 교전은 당초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북한이 먼저 충돌공격을 감행하면서 촉발됐으며 교전이 14분간
지속됐다고 밝혔다.

<> 서해 동향 = 남북이 모두 상대방에 대한 자극을 최대한 자세하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서해안에 발효된 폭풍주의보가 완충역할을 해 긴장이 잠시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오전 7시30분께 북한어선 10척이 남하하기 시작, 8시부터 북방한계선상에서
조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북한의 경비정 5척은 그대로 북방 4km지점에서 대기했다.

북방한계선 침범이 시작된 이래 15일까지 북한경비정들은 어선들보다 최소
2~3km 남쪽에서 배치됐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오후 1시 서해안에 폭풍주의보가 발효되자 북한경비정들은 NLL 북방 6km,
어선들은 북방 5km 지점으로 각각 북상했다.

<> "교전" 상황 수정 = 합참은 15일 벌어졌던 남북함정간 교전상황을 정밀
분석한 결과, 기존의 발표와는 달리 북한측이 충돌공격을 먼저 감행한데다
선제사격 마저 가해와 촉발됐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경비정 4척이 15일 오전 8시45분께 해군 고속정 4척을
향해 돌진, 충돌공격을 시도했다.

오전 9시4분께 북한 어뢰정 3척이 합류한 가운데 20분이상 밀고밀리는 혼전
양상을 벌였다.

오전 9시28분 1백55t급 북한 경비정(PC381) 1척이 선제사격을 해왔다.

우리 해군 고속정이 곧바로 40mm 기관포로 응사했다.

초계함은 2분뒤인 9시30분께 76mm 함포 공격을 감행, 이때부터 9시42분까지
14분간 휴전이후 최대 규모의 교전이 벌어졌다.

이어 북한 어뢰정이 격침되고 대파된 북한경비정들이 퇴각했으며 오전 9시48
분께 해군함정들이 한계선 남쪽 완충구역으로 빠지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한편 우종국(38)상사와 이명근(21)일병 등 2명이 추가로 국군통합병원에
입원, 우리측 부상자는 모두 9명으로 늘어났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