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에 대한 전망이 서서히 낙관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아시아 경제위기 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유럽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더이상의 돌출악재만 없다면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5일 유로권 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며 내년에는 한층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는 이날 발표한 6월 월례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경제위기 진정 등
대외환경과 관련한 위험요인들이 크게 줄어듦에 따라 경제가 올해 남은 기간
회복세를 보이고 내년에는 더욱 강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낙관에 힘입어 전문가들은 ECB가 오는 17일 열리는 정책결정위원회
에서 조달금리를 현재의 연2.5%로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금금리와 초단기 대출금리도 손을 안댈 것으로 보인다.

유로권 11개국의 올 1.4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때보다 0.1%포인트
증가한 0.4%를 기록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상승이 다소 악재로 작용했지만 인플레 압박도 거의 사라지고 있다.

ECB는 유로권 11개국의 인플레율이 향후 1~2년동안 2%내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화 가치하락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출범이후 12% 이상 가치가 떨어지긴 했지만 코소보 사태 등 외부 요인과
단기적인 경제전망에 기인한 것이지 장기적으로 강한 가치를 유치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낙관적 전망에는 유럽경제의 맏형격인 독일경제의 회복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독일은 올 1.4분기 0.4%의 성장률을 기록, 전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아킬레스 건이었던 실업률도 10.5%를 기록해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4월 공업생산지수는 1.0% 올랐다.

전달의 0.1% 상승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

나머지 나라도 나름대로 제몫을 하고 있다.

ECB는 올해 핀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 최소 3%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일랜드는 9% 성장이 무난하며 프랑스 네덜란드 등도 유로지역 평균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특히 코소보전쟁 종식으로 인한 발칸반도 재건특수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EU는 향후 5년동안 예상되는 3백억달러이상의 발칸특수가 침체 탈출의
디딤돌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맡아왔던 미국경제의 기력이
쇠약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유럽이 그 바통을 이어받을 지가 주목된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