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3일 북방한계선(NLL) 남방 10km 우리 해역 깊숙이 까지
공격용 어뢰정 3척을 침투시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서해안 일대는
다시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꽃게잡이 어선의 보호를 위해 등장했던 북한경비정들이 어뢰정을
대동했다는 것은 사태가 단순히 북한의 "외화벌이"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 국면으로 비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어뢰정을 동원한 것은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북측해역을 우리 해군이 침범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이번 사태는 영해분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으로 전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장기화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 어뢰정 침투 =북한 어뢰정들은 북한이 경비정 영해침범 사건과
관련된 유엔사와 북한간의 장성급 회담을 수용한 당일 침투했다.

지난 13일 오후 나타난 어뢰정 3척은 약 3시간동안 고속으로 기동시위를
벌이다 오후 7시께 한계선 이북으로 물러갔다.

군당국은 북한이 전쟁상황에서나 동원하는 어뢰정을 우리 영해에
침투시킨 것은 유엔사측이 지난 53년 설정한 한계선을 무력화시키고
충돌식 밀어내기 전술을 구사한 우리 해군에 대해 경고성 시위를
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서해 5도를 연결하는 지역이 북측 영해라는 점을 못박으로는 행위로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 해군의 "충돌식 밀어내기" 전술에 강경하게 맞서겠다는 뜻도
들어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 11일 공격당시 승조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감행하려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 조업통제 해제 =합동참모본부는 14일 오전 7시50분부터 연평도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를 잇는 해상에서의 조업통제를 전면 해제, 평상시대로
환원했다.

이는 어민들이 조업을 거부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경계만
충분히 한다면 우리 어선의 안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따른 것이다.

어민들의 생계도 감안했다.

이와함께 어선들을 풀어 해당 해역이 우리 영해임을 확인시키겠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향후 전망 =북한측이 유엔군사령부측에서 제의한 유엔사.북한군간
장성급 회담을 수용함에 따라 대치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 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장성급회담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이 북한의 영해침범 행위는
다음달 초순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유엔사측은 이번 장성급회담에서 북한 경비정의 서해상 침범행위를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즉각 침범행위를 중단하도록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북한은 오히려 우리측이 자신들의 영해를 침범했다고
적반하장격으로 뒤집어 씌우는 선전전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군당국의 분석이다.

또 우리해군의 밀어내기식 충돌공격으로 경비정 4척이 파손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금전적 보상과 공개사과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양측의 이견으로 회담이 지연될 경우 북한은 장성급회담을
7월 초순까지 끌고가면서 억지논리를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국방부는 북한 경비정에 대한 압박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NLL을 넘어와 남쪽 한계선 근처까지 내려온 경비정에 대해서만
"고의 충돌"로 밀어냈지만 앞으로는 아예 NLL선상에서 막겠다는 것이다.

NLL이 우리 영해의 기준선인 만큼 NLL을 넘어오는 즉시 공격해 퇴각시킨다는
전략이다.

국방부는 15일부터 함정을 추가로 배치해 NLL을 지키게 할 계획이다.

북한의 어선들에 대해서도 NLL을 넘어올 경우 강력하게 대응해 원천적으로
NLL을 넘지 못하게 막을 방침이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