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은 순수공연장이라기 보다 다목적 회관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정부나 공공단체의 행사장으로 자주 쓰이다 보니 문화예술관객들이 외면하게
된 거죠. 이런 잘못된 관행을 뜯어고쳐 전문공연장이자 도심속 시민휴식처로
자리매김시킬 생각입니다"

지난 11일 세종문화회관 총감독에 임명된 이종덕(64)전 예술의전당 사장의
취임일성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최근 표재순 이사장 취임과 함께 서울시 산하에서 독립된
재단법인으로 새출발했다.

총감독은 회관운영의 실질적인 책임자다.

이 감독은 "세종문화회관이 무분별하게 대중공연을 무대에 올린다는 지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전체공연의 25% 정도를 대중공연에 할당해 대중문화
의 고급화도 추진하고 순수예술의 맥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공무원에서 민간신분으로 바뀐 세종문화회관 직원들이 관객의
욕구를 제대로 읽고 새로운 공연기획과 마케팅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공무원조직의 권위적인 분위기 때문에 세종문화회관이 전국
문예회관연합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당장 연합회에 참여해 지방 문화
예술공연장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세종문화회관이 당분간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1백% 지원받겠지만
다른 경로를 통한 예산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단체나 기업으로부터의 협찬도 적극 유치, 공연의 질을 높이는데
투자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또 "재단법인의 틀을 안착시킨 다음 3년내 서울시향등 9개 산하
예술단체의 재단법인화 계획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 62년 문화공보부(문화관광부)에 들어가 83년 정책연구관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마쳤다.

이후 문예진흥원 상임이사, 88예술단(서울예술단) 단장, 예술의전당 사장
등을 거쳤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