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널뛰듯 춤을 췄다.

6월9일에는 50.14포인트나 폭락했다가 10일에는 52.60포인트나 폭등했다.

이틀새 102.76포인트나 움직였다.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주가흐름이다.

전문가들조차 "당황스럽다"를 연발하고 있다.

하루이틀 사이에 주가가 이처럼 폭락과 폭등을 반복할 정도로 펀더멘털
(경제와 증시의 기본여건)이 바뀌었다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경제흐름이 하룻밤새에 변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물론 주가가 떨어지고 오를 "재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큰것이 주가지수선물 6월물과 주가지수옵션 6월물의 만기가 지난10일에
겹쳤다는 사실이다.

흔히 더블 위칭데이(Double Witching Day)로 표현되는 이날은 선물과 옵션이
동시에 청산되며 프로그램매매와 관련된 거래가 많아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달 9일에는 악재가 여러 개가 겹쳤다.

김태정 전법무장관이 갑작스레 경질되면서 노사관계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열린 당정회의에서 주식형수익증권의
투자한도를 축소하는등 대형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요인도 부담이 됐다.

미국의 국채금리가 6%를 넘어섰다.

이는 금융자산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옮겨가기 시작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6월말에 열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런 이유로 미국주가는 8일과 9일 이틀연속 크게 하락했다.

지난 10일 주가가 오른데에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18엔대까지 떨어졌다.

엔달러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엔화가 강세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수출업체의 경쟁력을 높인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외국인들이 모처럼 1천3백억원이나 순매수한 것도 주가를 끌어 올리는
요인이었다.

스폿펀드를 상환하며 매물을 내놓았던 투자신탁도 적극 매수에 나섰다.

이번주는 선물만기가 지나간 뒤여서 투자심리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의 변동폭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가를 끌어 올리고 끌어 내렸던 재료들도 점차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다.

남는 것은 투자신탁의 적극적인 매수세로 제한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지난 9일 4천억원을 주식형수익증권에 맡긴 것을 비롯해
기관자금이 투신권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들도 그동안 휴식을 끝내고 매수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과 5월에 화려하게 펼쳐졌던 "쌍끌이장세"가 재현될 공산이 크다.

투신과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에서는 블루칩이 "미인주"가 될 수밖에 없다.

주식투자를 포기하든가 시장의 인기를 끄는 주도주를 살 수 있는 자신과
용기를 발휘할 때다.

이래저래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만 쌓여가는 한주가 될 공산이 크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