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고연방간 군사협정체결로 인종청소와 공습
등으로 얼룩졌던 발칸반도에 평화의 싹이 움트고 있다.

10일 미 국방부는 세르비아군이 코소보로부터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세르비아군의 철수가 시작된 것을 확인한 후 하비에르 솔라나 나토 사모총장
은 유고에 대한 공습 개시후 79일만에 마침내 공습중단을 선언했다.

솔라나 사무총장은 "나토측의 공습중단을 서면으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에게 통보했다"며 "모든 것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국제평화유지군 선발대가
빠르면 11일 오전께 코소보에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협정 합의 내용 =10일 날이 밝는대로 세르비아군은 코소보에서
철수한다.

우선 유고군 병력은 24시간안에 코소보 북부지역에서 세르비아 공화국내
다른 지역으로 "입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철수한다.

나토는 일단 유고측이 이같은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확신하면
공습을 중단한다.

이어 유엔 안보리에서 코소보 결의안이 통과되는 즉시 5만명의 국제평화
유지군이 코소보에 진주한다.


<>향후 전망 =나토와 유고 양측은 사실상 전쟁이 끝난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어 코소보사태가 더이상 확산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나토의 공습중단에 환영을 표시하며 "우리는 마침내
폭력을 평화로 대체할 기회를 갖게 됐으며 나토는 그 어느때보다 단결됐었다"
고 평가했다.

유고측 대표인 스베토자르 마르야노비치 육군 참모 차장은 "이제 전쟁은
끝났다"며 "협상은 매우 어려웠으나 평화정책이 결국 승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공습은 중단된 것일뿐 영원히 그친 것은 아니다"며
철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 공습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남은 과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코소보 결의안이 통과되면
평화유지군이 코소보로 진격하게 된다.

미국은 결의안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그동안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비쳤던 중국이 유엔의 결의안에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도 쾰른에서 열린 G8외무장관 회담후
평화유지군이 11일 코소보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마찰이 변수다.

미국과 러시아 고위관리들은 10일 유고군 철수 후 코소보에 주둔할 국제
평화군 구성문제를 협의했지만 작전지휘권을 둘러싼 상호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86만명에 달하는 알바니아계 난민귀향 작전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잭슨 사령관은 "나토는 코소보 난민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기 위해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난민 귀향 작전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로셰비치 유고연방대통령을 전범으로 재판에 회부하는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나토는 유고 연방이 코소보내에서 자행한 전쟁범죄의 증거를 확보,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비롯한 전범 기소자들을 재판에 회부할 예정이다.

코소보 난민들의 귀환이 임박함에 따라 세르비아인들에 대한 또다른
피의 보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