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러다임 시프트 ]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라는 어려운 말이 증시 주변에 유행이다.

경제와 산업의 기존 틀이 바뀌고 새로운 논리가 앞으로의 세계를 이끈다는
게 바로 패러다임 시프트.

20세기를 마무리하고 21세기를 코앞에 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끄는 말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천년)에는 어떤 것이 생활을 주도하게 될까.

주식시장에서도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패러다임시프트 논의가 한창이다.

지금은 좀 허황된 듯 보일지 모르지만 몇년후에는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할
주도주가 무엇일까 하는 점에서다.

주식시장에서 패러다임 시프트는 지난 20년간 몇차례 있었다.

70년대말 건설주 폭등과 80년대말 금융주, 90년대 중반의 반도체주가 그
주인공이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에 서게 되면 주가는 보통 10배이상 폭등했다.

유상증자등을 감안할 때는 1백배 가량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패러다임 시프트와 관련해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대략 세가지다.

인터넷관련주, 전자상거래관련주, 컴퓨터&통신(C&C)관련주가 그것이다.

코오롱상사 현대상사 LG상사 삼성물산 등 최근들어 인터넷사업이나
전자상거래를 하겠다고 밝힌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70년대말 건설주가 폭등할 때 건설회사가 해외사업을 정관에 포함시킨
사실만으로도 며칠간 상한가를 기록했던 것과 비슷하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성공전망은 지금 단계에선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주식은 꿈을 먹고 산다"는 말이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C&C와 관련해선 재벌기업들의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데이콤을 둘러싼 LG그룹과 삼성그룹의 인수전쟁, 한국통신 민영화를 겨냥한
지분확보전이 대표적인 예다.

80년대에는 은행, 90년대 중반에는 반도체에 진출하지 못해 한참 뒤처졌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생존 싸움이기도 하다.

인터넷관련주는 코스닥시장에 많다.

그동안 재벌들이 사활을 걸고 진출하려 했던 부문은 적어도 10여년간
사업성이 괜찮았다.

재벌들은 본능적으로 돈이 되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패러다임시프트 주식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