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2일 만기가 돌아온 5억7천8백달러의 외채 이자를 서방 은행들에
또 다시 갚지 못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추가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잇따를 전망이다.

러시아는 서방채권단인 런던클럽과 2년 전 재조정한 옛 소련 시대의 외채에
대한 이자를 이날 상환하게 돼 있었다.

6백여 서방 민간은행들과 투자가들로 구성된 런던클럽은 옛 소련에 2백60억
달러를 빌려주었다.

총 1천5백억달러의 외채를 지고 있는 러시아는 지난달 런던클럽측에 이자
지급을 연기해줄것을 요청했으나 런던클럽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이후 일부 외채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으며
새로운 국제 차관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외국 차관단은 러시아가 IMF의 구제금융 지원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한 러시아에 신규 차관을 제공하거나 기존 차관을 재조정하지 않을 태세다.

이와관련, 세르게이 스테파신 러시아 총리는 이날 러시아가 국제통화
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경제개혁안을 조속히
승인해 줄 것을 국가두마(하원)에 촉구했다.

그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의회가 이 점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산당을 비롯한 강경파가 장악하고 있는 하원은 그러나 IMF에 대해
적대심을 갖고 있어 IMF가 요구하는 긴축 조치들의 승인을 기피하고 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