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인구이동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서울에서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지방인구의 유입이 주춤해졌다.

반면 서울을 등지고 지방으로 역류하는 인구는 크게 늘었다.

특히 그동안 전출인구가 전입인구를 압도했던 호남지역의 경우 71년이후
처음으로 흐름이 역전됐다.

영남권은 유출인구가 여전히 더 많아 대조를 보였다.

통계청은 1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98 인구이동 집계결과"를 발표
했다.

<> 이동인구 감소 =경제난으로 취업이나 결혼이 줄면서 작년 한햇동안
이동인구가 8백15만6천명으로 97년보다 66만4천명이 감소했다.

이는 인구 1백명당 17.4명이 이동한 셈이다.

이는 90년대초 20명 안팎에서 점진적인 하락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제난의 영향으로 취업이나 결혼에 따른 이동이
줄어든데다 부동산경기도 침체, 집을 옮기는 일이 많이 줄었고 특히 남성의
경우 취업부진으로 이동인구가 더욱 줄었다"고 분석했다.

전체 이동인구 가운데 20,30대 연령층이 49.4%를 차지, 아직도 젊은층의
이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호남권 처음으로 전입초과 =지난해 호남권의 인구가 처음으로 1천4백81명
의 전입초과를 기록했다.

호남권 인구는 90년대 이후 매년 2만~13만명 가량 전출초과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호남권이 전입초과를 보인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취업하기가 어려워 서울 등 도시지역으로 전출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반면
귀농.귀향인구는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제주지역으로도 93년 이후 처음으로 전입초과가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 신혼여행지를 해외보다는 제주도로 택한 신혼부부들이
늘어 사업상 이유로 제주도전입이 많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영남권은 90년대 이후 지속적인 전출초과를 기록하고 있으며 수도권은 계속
전입초과를 보였다.

중부권은 94년까지 전출초과였으나 95년부터 전입초과로 돌아섰다.

<> 수도권 인구유입 감소추세 =작년 한햇동안 서울 경기 인천지역으로의
순이동인구가 9천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입은 90년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추세다.

90,91년에는 20만명 이상이 수도권으로 몰렸었다.

92년부터 인구유입이 10만명대로 감소하다 97년에는 6만2천명으로 줄어
들었다.

IMF이후 일자리가 줄어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속담도 더이상 맞지 않게 된 것이다.

90년대초 중반까지만 해도 서울 경기 등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입이 너무
많아 "수도권인구의 지방분산정책"이 핫이슈였던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작년 통계청, 조달청, 병무청 등 10여개의 정부외청이 대전 등지로 이전한
것도 수도권 인구유입감소의 한 요인으로 해석된다.

한편 수도권 전입비중이 서울은 줄어드는 반면 경기지역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경기도내의 신도시개발 및 대규모 아파트건설로 인해 수도권 밖에서
경기지역으로의 전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당 일산신도시 입주 완료로 서울에서 경기지역으로 이동하는
추세는 작년에는 크게 둔화됐다.

<> 20대는 여전히 서울로 =연령별로 인구이동을 보면 수도권은 10대와
20대에서 전입초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대학진학과 취업을 위해 젊은층은 아직도 서울로 몰려들고 있다는
얘기다.

중부권의 경우 대전 청사 입주 등으로 20대를 뺀 모든 연령계층에서 전입
인구가 전출인구보다 많았다.

호남권의 경우 수도권과는 반대로 10대와 20대에서만 전출초과를 보였다.

영남권에서는 모든 연령계층에서 전출초과를 보였는데 특히 20대의 전출이
많았다.

< 김병일 기자 kb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