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중국 장쑤성 화이인시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장쑤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었다.

중국정부를 대표해 지윈스 장쑤성장이 참석해서다.

지 성장은 인구 7천만이 넘는 장쑤성의 최고 행정책임자이자 당 서열 30위
내에 있는 인물.

장쑤성장 같은 고위급 인사가 일개 공장 준공식에 참가한 것은 대단히 이례
적인 일이라고 현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성 정부가 있는 난징시에서 공장이 있는 화이인시까지는 차로 4시간
거리.

지 성장은 20분밖에 진행되지 않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왕복 8시간 차를
타는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중국정부가 외자유치에 쏟고 있는 각별한 노력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지 성장은 특히 한국타이어 공장 유치 단계에서부터 직접 나서 세제혜택까지
제공하는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또 공장건설이 진행되는 기간중에는 몇 차례 현장을 방문하는 특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장쑤성은 현재 2000년까지 1백억달러 이상의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물론 고위 관료들이 외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다른 나라에서도
볼수 있는 일이다.

95년 삼성전자의 윈야드 공장 준공식과 97년 한라 웨일스공장 준공식에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까지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타이어가 1억달러나 투자한 사업인 만큼 준공식에 성장이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측 관계자들은 지 성장이 보여준 외자유치사업에 대한 성의있는
태도에 부러움을 표시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이미 외자가 들어온 마당에 왕복 8시간 버스
를 타고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라면 우리나라 고위관료들 중 몇명이나 공장에
가겠습니까"라고 푸념했다.

거의 없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실제 미국의 다우코닝이 새만금 공단에 입주하려다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불만을 품고 말레이시아로 기수를 돌린 것이 불과 1년전이다.

또 현재 빅딜대상 업종인 철차와 항공은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외자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외자유치는 기업의 몫이지만 정부와 그 나라 관료들에 대한 인식도 외국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투자기준이 된다.

우리나라 관료들이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 화이인시(중국 장쑤성)=김용준 산업1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