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번만" "아무도 모르겠지"

사내에서 이런 소리가 자주 들리면 주의해야 한다.

회사의 기업윤리에 문제가 있다는 징후이기 때문이다.

거래처를 방문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종류의 얘기를 꺼내는 상대방을 믿었다간 낭패를 당할지도 모른다.

이종영 한국산업경제개발원 이사장은 25일 전경련회관에서 전경련 국제
경영원(IMI)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 미국 록히드 마틴사의
"실무적 윤리성 판단기준"을 소개했다.

경계해야할 말 10가지를 가려 뽑은 이 "기준"에 따르면 <>어떻게 해서든
일을 해내라 <>아무도 손해보는 사람 없잖아 <>이러면 경쟁자가 망하겠지 등
우리로선 자주 듣는 말들도 윤리성에 문제가 있는 말로 분류된다.

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쉽게 잘 됐네 <>다른 사람도 모두 그렇게 하는 데
뭘 등 대충대충 넘어가는 태도도 경계대상으로 꼽힌다.

이밖에 <>그 서류 없애버려 <>절대로 들키지 않게 할 수 있어 <>나에게는
어떤 해택이 있지 등의 말들이 사무공간에서 오가는 회사는 기업윤리적인
측면에서 요주의 대상이 된다.

록히드 마틴사는 자신의 행위가 기업윤리적에 맞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비교적 간단한 행동준칙이다.

우선 "아내에 내가 하는 일을 말해도 될 만한가" 또는 "오늘 밤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까" 등에 대해 자문해볼 것을 권하고 있다.

그래도 찜짬하면 "이 일이 신문에 보도돼도 괜찮은 일인가" "나중에 내
자신이 이 일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을까"를 조용히 생각해보라고
주문한다.

이밖에 "내가 정직하고 공정하게 일을 하고 있는지" "시간이 지나도 내가
한 일이 옳다고 인정될지" 등에 관한 사색은 리더십을 가진 이가 항상 지녀야
하는 고민으로 꼽고 있다.

이 이사장은 "기업윤리의 목적은 종업원 모두를 윤리인으로 만드는 것이
절대 아니다"면서 "명확한 기준이 있는 윤리강령을 만들어 종업원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윤리수준이 향상되면 회사 이미지와 종업원의 프라이드가 함께
높아진다"며 "기업윤리 확립이 장기적으로 회사 수익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기업들이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