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가치의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20일 국제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에 대한 달러가치는 달러당 1백25엔선에
육박했다.

그렇지만 하야미 마사루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아직 달러가치가 덜
올랐다"고 언급, 달러강세 기조를 좀더 용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치가 금년중 1백40엔선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도쿄시장에서 달러가치는 1백24.48엔에 마감돼 전날(1백23.70)보다
0.78엔 올랐다.

특히 장중 한때 엔화 매도 공세가 집중돼 8개월만의 최고치인 1백24.70엔
까지 치솟았다.

도쿄시장에 이어 이날 런던시장에서도 달러는 1백24.75엔에서 거래돼
1백25엔선을 위협했다.

이로써 달러가치는 연중 최저였던 지난 1월11일(1백8.21엔)에 비해 4개월여
만에 16엔(약 14%)이상 급등했다.

달러가치가 이처럼 오르고 있는 것은 미국이 금융정책기조를 통화긴축으로
전환하고 일본 경제가 여전히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이와함께 한달전 3.9%포인트였던 미.일 금리차(10년물 국채금리기준)가
최근 4.5%포인트로 확대된 것도 달러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하야미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엔화에 대한 달러가치가 최근 급등하고
있지만 과도한 오름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전혀 변화가 없는 상황
이어서 최근의 달러급등을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금의 엔화약세 기조를 좀더 용인하겠다는 의미여서 매우 주목된다.

금융전문가들은 달러가치가 조만간 1백30엔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 연말께 1백40엔까지로도 갈수 있다고 전망한다.

홍콩의 헤지펀드 매니저인 윌리엄 케이는 "달러가치가 향후 6개월간 지속적
으로 상승해 1백40엔선도 넘볼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경제가 단기적으로 호전될 징후가 없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엔.달러환율이 1백30엔선을 넘어서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미국이 대규모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달러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으로선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달러강세를 무한정 용인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마이 다카시 일본 경단련 회장은 "달러가치가 1백30엔을 넘어서면 세계
경제에 적잖은 파장이 우려되는 만큼 이 선에서 엔.달러환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엔화가치가 너무 떨어질 경우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미.일 정부가 엔화약세(달러강세)를 무한정 용인할 수 없다는 지적
이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