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차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연차총회가 19일 중국과 대만, 러시아의
조속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촉구하는 정책제안서를 채택하고 폐막됐다.

이날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PBEC은 올 연말까지 WTO가
관세자유화 촉진협정을 체결, 교역 및 투자자유화를 앞당길 것을 촉구했다.

또 오는 2000년부터 시작되는 WTO의 뉴라운드 협상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는 정책제안서도 채택했다.

폐막식에 앞서 "세계경제와 신흥 시장"을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
콜롬비아대의 자그디시 바그와티 교수는 "한국 등 아시아의 위기는 무엇보다
금융시장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급속하게 자본자유화를 단행한데서 비롯됐다"
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월스트리트의 이해 관계에 강한 지배를 받고 있는 미국 재무부와
IMF가 잘못된 처방으로 아시아의 어려움을 가중시킨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그와티 교수는 이와 함께 미국과 IMF가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게 1천억달러
를 지원하려는 일본의 "사카키바라 플랜"을 무산시킨 것은 큰 잘못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와 관련, 아시아국가들이 아시아개발기금(AMF)을 창설하려는 노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조석래 한국PBEC위원장(효성 회장)의 질문에 대해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위기에 공동 대응하고 세계 경제에 대한 일본의 책임과
역할을 증대시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바그와티 교수는 "아시아 경제는 이미 바닥을 벗어났으며 성공적인 구조조정
이 이뤄질 경우 예전처럼 높은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