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의 유고 주재 중국 대사관 폭격사건으로 비롯된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외교적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다.

중국내 반미 시위는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

탕자쉬앤 중국 외교장관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사관 폭격사건에 대한
미국의 공식적인 사과와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등을 거듭 요구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사태로 양국간 외교관계가 파국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밝혀 외교적 사태 해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지도부는 특히 대사관 폭격 문제와 미국-중국간 경제협력관계를 별도
사안으로 다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날 대사관 폭격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사과 내용을
보도했다.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학생시위가 다음달 4일 톈안먼사태 10주년과 맞물려
민주화 요구 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장쩌민 중국 국가 주석과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전화를 통해 장 주석에게 직접 사과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그러나 "중국인들은 클린턴 대통령의 사과전달에 만족
하지 않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미국의 사과는 나토가 벌이는 연기에 불과하다"며 "나토가
유고에 대한 공습을 계속할 경우 더 많은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나토는 일부 유고 병력의 코소보 철수에 대해 "부분철수는
나토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불충분한 것"이라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제이미 셰이 나토대변인은 발표문을 통해 "유고가 발표한 코소보 부분 철수
개시를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세르비아군의 전면 철수만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