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이 졸속으로 처리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김대중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추진되는 사법개혁이 오는 8월말을 시한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4개월내에 개혁안을 마련해야 하나 시일이 촉박, 제대로 된 개혁안이
나올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개혁안이 나오더라도 지난 정부에서 나온 안을 재탕삼탕할 공산도
없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사법개혁은 지난 27일 사법제도추진위원회의 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첫발을 내딪기는 했다.

이어 5월중 위원회가 출범될 예정이다.

이렇게 보면 3개월 남짓 사이에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법개혁안을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다룰 문제는 간단치 않다.

위원회에서 만들어내야 할 내용은 법조비리 근절대책, 검찰중립성 확보,
21세기를 대비한 사법시험 제도정비 및 사법연수원 교과과정 개혁, 법과대학
교육개혁, 법률시장개방 대비대책, 민형사소송 개혁 등 6가지다.

오는 8월말까지 결론을 내기에는 벅찬 개혁대상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과제들이 모두 지난 93년 김영삼정부 당시 다뤘던 사법개혁
내용들이어서 쉽게 처리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없지 않다.

하지만 3개월내의 시한에 이들 모두를 처리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법조계는 "8월말을 시한으로 못박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
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