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넷째 아들인 정한근(34.수배중) 부회장 등이
해외로 빼돌렸던 3천2백70만달러가 전액 국내 환수됐다.

서울지검 외사부(강충식 부장검사)는 4일 정 부회장이 미국 로스엔젤레스
스미토모은행에 박모씨 명의로 예치해둔 "마지막 비자금 2백만달러"를 찾아내
강제환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5월 검찰이 수사에 들어간 지 1년만에 정씨 비자금사건은
완전히 매듭지어졌다.

<>비자금조성 규모 =검찰은 한보 계열사인 동아시아가스가 지난 97년 11월
러시아 "루시아석유회사"에 투자한 지분을 시단코라는 회사에 5천7백90만달러
에 매각한 뒤 한국은행에는 2천5백20만달러에 판것처럼 허위신고한 것을
밝혀냈다.

결국 정씨가 조성한 비자금은 차액인 3천2백70만달러(4백60억원 상당).

정씨는 이를 스위스은행 등의 비밀계좌를 통해 돈세탁했다.

<>비자금 추적 및 회수 =검찰은 정씨가 동아시아가스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2천1백만달러를 외국인 투자자금으로 위장해 국내에 들여온 사실을
알아내고는 정씨 일가가 체납해 온 세금으로 모두 징수했다.

검찰은 또 전규정 동아시아가스사장 등이 정씨 모르게 5백90만달러를
착복했고 정씨로부터 수고비 3백70만달러를 받아 스위스 은행에 은닉해둔
것을 추가로 밝혀내 이를 전액 회사에 반환토록 했다.

검찰은 마지막으로 정씨가 지난해 2월 스위스은행 비자금중 2백만달러를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스미토모은행 박모씨 계좌에 숨겨놓은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즉각 국세청을 통해 미연방국세청(IRS)에 불법자금임을 통보하고
추적을 의뢰했다.

미 국세청이 자금출처 조사에 나서자 부담을 느낀 박씨는 지난 4월 28일
이자를 포함, 총2백1만5천달러를 송금해왔다.

결국 검찰은 돈세탁 경비로 사용된 10만달러를 제외한 전액을 환수하는 데
성공했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