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전문경영인체제 성공요건 .. 최우석 <연구소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최우석 < 삼성경제연구소장 >
76년인가 처음 유럽에 갔을 때 파리공항에서 태극마크를 단 대한항공기를
보고 느낀 감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만약 대한항공이 민영화되지 않고 국영으로 있었으면 파리까지 비행기를
띄울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 뒤 대한항공은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 세계 6위의 항공사로 올라섰고
이제 웬만한 나라는 우리 비행기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의 대한항공을 있게 한 조중훈 회장이 대한항공의 발전에 장애가
된다 하여 최근 사장인 아들과 함께 강제퇴진을 당했다.
이번 대한항공 경영진 교체극은 매우 거칠게 이루어졌다.
지금 상하이(상해) 화물기 추락사고의 조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데 그
원인이 가족경영체제에 있다고 그렇게 빨리 단정할 필요가 있었을까.
장기적으로는 대한항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서비스업에 있어서 한번
이미지가 깨지면 그 타격은 오래 간다.
대한항공의 잦은 사고에 대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더라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보다 감독관청에서 행정처분을 하고 그 처분을 받은 최고경영진이
책임을 지는 모양을 취하는 것이 훨씬 좋을뻔 했다.
그리곤 스스로 분위기 쇄신과 기업문화의 개혁을 다짐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대통령이 나서서 민간기업의 경영자를 바꾼 모양이 된 것은 좋지 않다.
이젠 무슨 일이든지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춰 이상하지 않아야 하고 또
장기적으로 국익에도 부합해야 한다.
절차야 어떻게 됐든 대한항공의 분위기 쇄신은 불가피한 것 같다.
대한항공의 사고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은 통계로 나와 있다.
하드( hard )면보다는 소프트( soft )면에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정부당국은 대한항공의 문제점을 현 가족경영체제라 보고 경영진을 교체한
것 같은데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오너경영인을 전문경영인으로 바꿨다 해서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조 회장 부자는 여전히 대한항공의 지배주주이고 오랜 기업문화가 바뀌는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바뀌려면 풀어진 긴장과 견제없는 경영관행에 브레이크가 걸려
야 한다.
긴장해이와 독주는 오너경영인이나 전문경영인 모두에게 있을 수 있지만
특히 성공한 오너경영인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창업자 오너엔 카리스마가 생긴다.
창업자 오너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숱한 외로운 결단을 했고 그것이 맞아
떨어져 오늘의 자리를 얻은 것이다.
과거의 성공이 크고 극적일수록 경영자는 더 자신을 갖게 된다.
스스로뿐만 아니라 주위에서도 그렇게 만든다.
창업자 오너는 경영자에서 교주적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해야 하고 "노"소리를 못듣게 된다.
오너경영인뿐만 아니라 크게 성공하여 오너적 권위를 갖는 전문경영인에게
서도 그런 일이 많다.
미국 크라이슬러의 아이아코카 회장이나 기아의 김선홍 회장이 대표적
케이스다.
전문경영인이면 시장에 의해 또 오너에 의해 견제를 받지만 오너나 오너적
위치에 있는 전문경영인은 회사가 파국을 맞기까지 그냥 가기 쉽다.
그것을 막는덴 정말 위대한 지혜와 자기절제가 필요하다.
사람의 지혜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아예 임기를 정할 수도 있고 일본 같은데선 꽃길이라 하여 성공한 후 용퇴
하기도 한다.
금세기 가장 성공한 경영자인 GE의 잭 웰치 회장도 65세가 되면 물러나기로
하고 지금 후계자를 키우고 있다.
성공한 경영자가 뒷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는 기업흥망에 직결된다.
지금 일본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 즉 도요타자동차, 소니, 혼다자동차의
경우를 보면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소니는 성공한 경영자가 정상에서 후계자에게 넘겼고 도요타는 오너와 전문
경영인이 절묘하게 임무교대하고 있다.
혼다는 기술자 출신 창업자가 성공한 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기술개발에만 몰두했다.
그대신 카리스마적 권위로 전문경영인이 소신껏 할 수 있게 뒷받침해 줬다.
오너라는 정통성과 권위는 전문경영인을 성공시키는 훌륭한 울타리가 된다.
대한항공에서도 전문경영인 체제가 성공하려면 조 회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
하다.
그러나 그 역할은 지금과는 달라야 할 것이다.
스스로 앞장서서 일을 하기보다 전문경영인이 성공하게끔 뒷받침해주는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조 회장이나 대한항공으로선 스스로 하기 어려웠던 개혁을 외부충격에 의해
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이 거듭 태어나고 조 회장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선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할 일이 많은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
76년인가 처음 유럽에 갔을 때 파리공항에서 태극마크를 단 대한항공기를
보고 느낀 감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만약 대한항공이 민영화되지 않고 국영으로 있었으면 파리까지 비행기를
띄울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 뒤 대한항공은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 세계 6위의 항공사로 올라섰고
이제 웬만한 나라는 우리 비행기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의 대한항공을 있게 한 조중훈 회장이 대한항공의 발전에 장애가
된다 하여 최근 사장인 아들과 함께 강제퇴진을 당했다.
이번 대한항공 경영진 교체극은 매우 거칠게 이루어졌다.
지금 상하이(상해) 화물기 추락사고의 조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데 그
원인이 가족경영체제에 있다고 그렇게 빨리 단정할 필요가 있었을까.
장기적으로는 대한항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서비스업에 있어서 한번
이미지가 깨지면 그 타격은 오래 간다.
대한항공의 잦은 사고에 대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더라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보다 감독관청에서 행정처분을 하고 그 처분을 받은 최고경영진이
책임을 지는 모양을 취하는 것이 훨씬 좋을뻔 했다.
그리곤 스스로 분위기 쇄신과 기업문화의 개혁을 다짐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대통령이 나서서 민간기업의 경영자를 바꾼 모양이 된 것은 좋지 않다.
이젠 무슨 일이든지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춰 이상하지 않아야 하고 또
장기적으로 국익에도 부합해야 한다.
절차야 어떻게 됐든 대한항공의 분위기 쇄신은 불가피한 것 같다.
대한항공의 사고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은 통계로 나와 있다.
하드( hard )면보다는 소프트( soft )면에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정부당국은 대한항공의 문제점을 현 가족경영체제라 보고 경영진을 교체한
것 같은데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오너경영인을 전문경영인으로 바꿨다 해서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조 회장 부자는 여전히 대한항공의 지배주주이고 오랜 기업문화가 바뀌는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바뀌려면 풀어진 긴장과 견제없는 경영관행에 브레이크가 걸려
야 한다.
긴장해이와 독주는 오너경영인이나 전문경영인 모두에게 있을 수 있지만
특히 성공한 오너경영인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창업자 오너엔 카리스마가 생긴다.
창업자 오너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숱한 외로운 결단을 했고 그것이 맞아
떨어져 오늘의 자리를 얻은 것이다.
과거의 성공이 크고 극적일수록 경영자는 더 자신을 갖게 된다.
스스로뿐만 아니라 주위에서도 그렇게 만든다.
창업자 오너는 경영자에서 교주적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해야 하고 "노"소리를 못듣게 된다.
오너경영인뿐만 아니라 크게 성공하여 오너적 권위를 갖는 전문경영인에게
서도 그런 일이 많다.
미국 크라이슬러의 아이아코카 회장이나 기아의 김선홍 회장이 대표적
케이스다.
전문경영인이면 시장에 의해 또 오너에 의해 견제를 받지만 오너나 오너적
위치에 있는 전문경영인은 회사가 파국을 맞기까지 그냥 가기 쉽다.
그것을 막는덴 정말 위대한 지혜와 자기절제가 필요하다.
사람의 지혜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아예 임기를 정할 수도 있고 일본 같은데선 꽃길이라 하여 성공한 후 용퇴
하기도 한다.
금세기 가장 성공한 경영자인 GE의 잭 웰치 회장도 65세가 되면 물러나기로
하고 지금 후계자를 키우고 있다.
성공한 경영자가 뒷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는 기업흥망에 직결된다.
지금 일본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 즉 도요타자동차, 소니, 혼다자동차의
경우를 보면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소니는 성공한 경영자가 정상에서 후계자에게 넘겼고 도요타는 오너와 전문
경영인이 절묘하게 임무교대하고 있다.
혼다는 기술자 출신 창업자가 성공한 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기술개발에만 몰두했다.
그대신 카리스마적 권위로 전문경영인이 소신껏 할 수 있게 뒷받침해 줬다.
오너라는 정통성과 권위는 전문경영인을 성공시키는 훌륭한 울타리가 된다.
대한항공에서도 전문경영인 체제가 성공하려면 조 회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
하다.
그러나 그 역할은 지금과는 달라야 할 것이다.
스스로 앞장서서 일을 하기보다 전문경영인이 성공하게끔 뒷받침해주는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조 회장이나 대한항공으로선 스스로 하기 어려웠던 개혁을 외부충격에 의해
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이 거듭 태어나고 조 회장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선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할 일이 많은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